사랑학 3장. 갓 사랑에 입학한 신입생에게
인간은 누구나 사랑에 입학한다.
처음 입학하면 열정에 불타
사랑의 함수부터 풀려고 덤빈다.
사랑은 아무나 풀 수 있을 것처럼
너무 쉬워 보이기에.
그러나 칠판 앞에 서면 알게 된다.
덧셈 뺄셈도 쉽지 않다는 것을.
사랑에는 풀지 못할 문제가 끝도 없이 쌓여 있다는 것을.
사랑의 구구단도 못 뗀 연인이
사랑의 인수분해를 어찌 하겠는가?
The Love Planet 사랑학 3장 _ 갓 사랑에 입학한 신입생에게.
♥♥♥
러브플래닛 입주민은 러브시티에 입주하기 전, ‘행성 10조’에 서약해야 했다.
괴짜 사랑학 박사, 에리히 교수가 오랜 연구 끝에 입안한 ‘행성 10조’는 아래와 같았다.
러브플래닛 행성 10조
1조. 행성의 결혼은 7년 동안 진행된다.
2조. 7년이 되면 결혼계약이 자동 해약되어 자유로워진다.
3조. 결혼 해약 후 같은 배우자와 다시 결혼할 수 없다.
4조. 이후 1년 동안 모든 행성인은 새로운 배우자를 찾는다.
5조. 새 배우자와 다시 7년의 결혼생활을 진행한다.
6조. 결혼 충실도에 따라 다음 결혼 시 더 많은 포인트를 받는다.
7조. 출산은 가장 큰 행성사회의 기여로 부부에게 최고 인센티브가 적립된다.
8조. 결혼생활 중 폭행, 불륜, 성폭력 발생 시 처벌과 함께 영구 추방된다.
9조. *새로이 선발되는 기수는 첫 결혼에 한 해, 같은 기수와 결혼을 금한다.
10조. 매칭의 해, 더 나은 인간행복을 위해 대의원 총회를 통해 조항을 개정할 수 있다.
*행성 9조는 러브플래닛 2차 입주민 모집 때 신설된 조항이었다. 에리히 박사는 1차 입주민의 행성 노하우와 조력을 받아 2차 입주민이 좀 더 빠르게 러브플래닛에 적응하도록 인간행복위원회 대의원 총회에서 대의원들을 설득해 새롭게 추가되었다. 이번 선발인은 3차 입주민이었다.
♡♡♡
"어서 오십시오. 여기는 러브플래닛 입주민 등록센터 입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키오스크에서 AI여성이 안내하고 있었다. 지구에 있는 지구행성연합본부 신행성 입주민 등록센터에는 새롭게 러브플래닛에 입주할 3기 후보자들이 긴 행렬을 짓고 있었다.
"띵동! 다음 후보자님 차례입니다."
긴 생머리에 머리부터 다리까지 길고 단단하게 뻗은 여성이 신청 부스 안으로 들어섰다.
"러브플래닛 행성 10조에 사인을 부탁드립니다." 상냥하지만 속은 건조한 AI의 목소리였다.
긴 생머리의 그녀는 기다란 검지 손가락 끝 지문을 홀로그램 계약서에 대고 움직여 행성 10조에 사인했다. 갸름한 얼굴에 청순하면서도 이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생김새였다. 옷차림은 외모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차림새였다. 탐스럽게 생긴 입술은 어딘가 고집이 있어 보였다. 사인이 완료되자 홀로그램 스크린에서 음성이 흘러나왔다.
“축하합니다, 제니! 당신은 이제 러브플래닛의 일원이 되셨습니다. 사흘 후 초대형 우주횡단 수송여객선 울트라 아폴로 호를 타고 지구본토를 떠나 러브플래닛으로 향할 것입니다. 그곳에서 임시 숙소와 직장을 배정받고, 1년간 펼쳐지는 특별 이벤트를 통해 결혼과 주택을 갖게 되며, 이제 완전히 그곳에 정착해 러브플래닛을 고향처럼 살게 될 것입니다. 제니 님의 여정에 행복과 행운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입주민 신청이 완료된 그녀는 신청 부스를 걸어나오며 중얼 거렸다.
"근데 7년 후 결혼이 자동 해약되고, 다시 결혼해 7년을 산다? 그러면 계속 행복할까?"
그때였다. 먼저 신청을 마치고 기다리던 여자가 응수했다.
“제니? 너도 알잖아? 여기서 7년은 나름 근거를 가지고 도출한 거란 걸?”
러브플래닛에 선발되기 위해 함께 테스트를 받으며 절친이 된 루비라는 여자였다. 그녀는 짙은 쌍꺼풀에 커다란 반달형 눈 속에 별을 담은 것 같은 깊은 눈동자와 오뚝한 콧날, 약간 도톰한 붉은 입술을 가졌고, 말할 때 가지런한 치열이 돋보였다. 순수한 듯하면서도 욕망을 자극하는 이목구비와 목을 따라 내려가는 나선형의 볼륨감 있는 보석 같은 몸매를 지녔다. 한눈에 봐도 매력적인 여성이 갖춰야 할 덕목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두루 갖추고 있었다. 루비는 매혹적인 입술을 열어 말을 이어갔다.
“인간은 결혼을 시작할 때, 사랑의 감정 95%외 그간의 정 5%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결혼하지. 그러나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그 퍼센트는 사랑 5%와 정 95%로 역전되고 말지.”
루비가 계속 이야기하려 할 때 제니가 말을 가로챘다.
“그렇게 사랑은 식어가면서도 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별하지 못하고 사는 커플이 많아지고. 그래서 에리히 박사는 인간의 무서운 정이 자리 잡히기 전, 정이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7년이란 결혼의 한정기간을 둔 거지라는 거지, 루비?”
루비의 말을 채 간 제니는 어깨를 으쓱했다. 제니의 돌발 행동에 루비는 태연했다. 제니는 그랬다. 이런 논리적 설정을 그저 박사의 설교로 치부했다. 어쩌면 이것이 제니의 장점일지 모른다. 자신의 감정과 이성을 분리하는 능력. 그녀는 잠시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7년? 훗! 우리 부모는 3년도 채 못 채웠는데? 그 덕에 난 홀로 컸고 부모 얼굴도 모르는데?’ 제니는 자신의 꿀꿀한 맘속을 반전시키기 위해 유쾌한 척 루비에게 말했다.
“나머지는 네가 읊어 봐. 지질학도 답게 층층이 분석해서.”
“음음...” 루비가 목을 가다듬고 시작했다.
“에리히 박사는 처음 3년은 찐사랑의 시기로 눈만 마주치기만 해도 꿀이 뚝뚝뚝 떨어지고, 사랑의 호르몬이 지층마다 가득 쌓이는 대행복기로 봤고... 다음 3년은 꿀은 마르고 잎은 서서히 시드나, 그 잎들이 삶의 비료가 되는 사랑의 성숙기인 중행복기로 봤지...”
“그리고 나머지 1년은?” 제니가 결론까지 내라고 물었다.
“대행복기와 중행복기가 지나면 뭐가 오겠어? 눈만 마주쳐도 꼴 보기 싫은 냉냉한 설빙기가 오지. 한 번 틀어지면 싸한 사춘기처럼. 지긋지긋하고 답답하고... 그래서 침울하고 살기 싫은 기운이 대지에 가득해지지... 행복의 설계자인 박사는 이 기간, 서로의 감정을 소모하지 말고, 아름답게 작별하고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라고 하지. 그 준비 시기 또한 작은 소행복기로 잡은 거지.”
“오케이. 근데, 루비? 과연 그럴까? 삶이란 게? 대행복 중행복 소행복 딱딱 계획한 대로 행복해질까?” 제니가 물었다.
“그렇지! 인생을 어떻게 알겠어. 부딪혀 봐야 알지. 그러니까 우리가 러브플래닛에서 마루타처럼 사랑의 실험도구가 되는 거고. 우리는 기꺼히 그것을 오늘 사인으로 승락한 것 아니겠어?”
“...그치. 까짓거 부딪혀 보는 것 밖에... 방법이 없네?”
“그럼, 부딪히러 고고...”
루비가 제니의 목에 기다란 팔을 걸어 일을 끝냈으면 가자고 재촉했다. 성격이 서로 다른 둘은 이상하게 죽이 잘 맞았다. 차가움과 뜨거움이란 전혀 다른 이질적 속성을 가진 두 여자였지만.
“근데 루비, 꽤 지질학도 같았어.”
“난 누구나 다 아는 뻔한 지구 말고. 저 신행성이 궁금해 죽겠어. 우리가 가는 저 행성의 땅 속이 어떻게 생겼을지. 그 속에 어떤 괴물 같은 신비한 우주 광물이 숨겨져 있을지. 난, 그 광물을 꼭 캐보고 싶어. 그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떨려.”
“난, 네가 궁금해 죽겠어. 넌 어떻게 땅과 남자 마음을 그렇게 잘 캐는지...”
“비밀을 알려줄까?” 하면서 제니의 손을 잡아끌더니,
“비밀은 여깄어.” 루비의 봉긋한 가슴에 제니 손을 갖다댔다.
“이 속에 엄청난 보석이 숨겨져 있거든. 그 울림이 들리지 않아?”
“아니, 전혀!” 제니가 냉랭하게 답했다.
“느껴봐. 마그마가 끓는 게 느껴지지 않아?”
"아니, 너의 꼭지가 느껴지는데." 그 말에 둘은 해맑게 웃었다.
“저 행성에 가슴이 울리고, 가슴이 떨린다?” 제니가 루비의 말을 곱씹었다.
“그니까! 넌 울림! 난 떨림! 아니겠어?”
"난 울림?넌 떨림?"
러브플래닛으로 떠나기 전 둘의 마지막 대화였다.
♡♡♡
몇십 분 전. 지구행성연합 인간행복위원회에서 몇 구역 떨어진 거리에서 일이었다. 인간행복위원회 주변은 끊임없는 민원으로 인파가 항상 북적거렸다. 늙어가는 지구의 자욱한 빌딩숲 밑 도심은 잡동사니 소리로 숨이 컥컥 찼다. 하늘도 우중충했다.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물기를 가득 머금은 구름이 내려와 도시의 머리 위에 똬리를 틀었다.
그때, 중절모를 눌러쓰고 롱코트를 입은 키가 훤칠한 남자가 걷고 있었다.
"키다리 그림자가 떴다."
뒷골목에서 이름 깨나 날렸을 법한 인상 사나운 남자들이 서로 신호를 보냈다.
'키다리 그림자'. 추적자들이 남자를 부르는 암호였다. 남자는 자신이 미행당하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선글래스에 옷차림이 비슷비슷한 이들이 바로 뒤에 세 명. 옆 차도로 걷고 있는 두 명. 앞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세 명. 현재 보이는 인원만 도합 여덟 명이었다.
그들은 토끼몰이를 하고 있었다. 원하는 곳으로 목표물을 몰아넣고 사냥하기 위해서. 그들이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손잡이가 딱딱한 촉감의 방아쇠가 감지 되었다. 여차하면 꺼내 쏠 태세였다.
'오늘도 처리 못하면 너희들은 다 죽은 목숨이다. 반드시 저 세상으로 보내라.' 최고 윗선의 지령이었다.
추적자들은 마음이 급했다. 뒤에서 쫒는 이 중 한 명이 안주머니의 물건을 꺼내려 했다. 다른 한 명이 꺼내려던 손을 제지했다. 바로 옆에 경찰차와 두 명의 경관이 거리 순찰 중이었다. 불량해 보이는 청년과 무언가 실랑이하고 있었다. 그때, 경관 한 명이 지나가는 추적자 둘을 유심히 보는 눈치였다. 추적자가 안주머니에서 손을 재빠르게 뺐다.
'제기랄'
잠시 경관에게 눈을 판 사이 키다리 그림자가 사라졌다. 앞에 있던 추적자가 손으로 옆을 가르켰다. 대형 쇼핑몰이 보였다. 당황한 여덢은 안주머니에서 총을 꺼내들고 차례차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 키다리 그림자를 끝장내지 않으면 자신들이 죽을 것이란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최종 보스란 자에게는 어떤 자비도 없었다. 무자비만 있을 뿐이었다.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말단 부하들이 지금까지 여럿 그렇게 죽어나갔다.
추적자들은 왜 그들이 '키다리 그림자'를 죽여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의 이름이 무엇이고 그가 어디 출신인지도 몰랐다. 심지어 어디에 사는지 어디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시키면 시키는 대로 복종해야 했다. 가끔 출몰하는 '키다리 그림자'의 어떤 정보도 없기에 추적자들은 그를 제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자비가 없는 최종 보스에게 그런 변명은 통하지 않았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추적자들의 바람과 반대로 '키다리 그림자'는 유유히 쇼핑몰에서 나오고 있었다. 몇 층인지 모를 남자 화장실에는 두 명의 추적자가 술취한 취객처럼 벌러덩 누워 있었다.
미행을 따돌린 '키다리 그림자'도 지구행성연합 본부 러브플래닛 입주민 등록센터에서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다. 그 앞에 놓인 서류는 앞의 제니와 루비가 쓴 행성 10조 계약서와는 달랐다. 바로 러브플래닛 입주민 예비 후보자 신청서였다. 예비 후보자 신청서에는 몇 줄 설명이 붙어 있었다. 러브플래닛 행성 예비 후보자는 '러브플래닛의 구성원이 어떠한 이유로 퇴출 또는 사망될 시, 자격 조건이 되는 후보 순번에 따라 러브플래닛의 입주민이 될 수 있습니다.' 라고 쓰여 있었다. '키다리 그림자'는 검지 지문을 만년필 촉 삼아 필기체로 휘둘렀다.
‘Aral’
그의 이름은 아랄. '키다리 그림자'는 사인을 마치며 오래전 가슴에 묻은 한 여인을 떠올렸다. 얼굴도 마음도 우주에서 가장 고왔던 여인. 그 기억 속, 여자와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하며 신청서를 접수했다.
잠시 후, 홀로그램 스크린에서 AI여자 음성이 들렸다.
"러브플래닛은 아랄 님이 신청하신 러브플래닛 행성 예비 후보자 신청을 허락합니다. 귀하는 러브플래닛 구성원 중 어떠한 사유로 결원이 발생할 시, 후보 순서에 따라 입주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설령 지금 후보 신청하시더라도 저희는 귀하가 언제 러브플래닛 구성원이 된다는 것을 특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귀하는 결혼할 배우자를 선택할 권한이 없음도 명확히 인지하셔야 합니다.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 망설여 지신다면, 지금이라도 신청을 철회할 수 있습니다. 후보신청을 철회하시겠습니까?"
"아뇨!" 그의 말은 간단명료했다.
"네, 아랄 님의 후보 신청서가 접수되었습니다."
그의 신청서는 러브플래닛 양자슈퍼컴퓨터 '사랑과이별'에 의해 곧바로 에리히 박사에게 보고 되었다.
인간행복위원회 밖은 어느새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예비 후보자 신청서를 마친 키다리 그림자가 코트깃을 세우고 인간행복위원회를 나서려고 할 때였다. 좀 전에 미행했던 남자 여섯이 시야에 잡혔다. 그는 코트와 중절모를 벗어 커다란 휴지통에 던져 넣었다. 가로로 긴 맑은 눈에 날렵한 코와 갸름한 턱선을 가진 옛 지구의 아이돌처럼 빼어난 미남형의 얼굴이 드러났다. 건물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해 앉아있던 노숙자가 얼른 휴지통의 물건을 집어들었다. 햇볕에 거무튀튀하게 그을린 노숙자는 중절모를 쓴 후 코트를 걸치고 빗속을 헤쳐갔다. 그 모습을 미행하던 정체불명의 남자들이 인파를 비집고 쫓아갔다. 그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본 '키다리 그림자' 눈에 공중에 뜬 공중부양 우산을 쓴 두 여성이 헤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슈트 차림의 그는 한 여성의 공중부양 우산 속으로 연인처럼 들어섰다.
“잠시, 실례합니다.”
“네? 누구시죠?”
당황한 루비가 갑자기 자기 우산으로 뛰어든 '키다리 그림자'을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 대답 대신 그가 엉뚱한 말을 했다.
“근데 저도 그 보석을 보고 싶네요.”
"네?"
'키다리 그림자'의 말에 화들짝 놀란 루비가 짧게 말했다. 칠흙으로 하늘은 장악한 먹구름은 그녀의 우산을 뚝뚝 두드렸다. 그리고 우산 속을 더욱 어둑어둑 만들었다. 가로등의 불빛까지 불청객의 뒤에 서 있었다.
“무례하게 남의 얘기까지 엿듣고. 대체 누구시죠?”
명확하게 얼굴이 드러나지 않은 불청객을 보려고 루비가 우산의 라이트 장치를 작동시키려고 할 때,
“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그럼, 사랑행성에서 멋진 사랑 찾으시길...”
"어머..."
루비가 황당해 할 새도 없이 껑충한 키의 남자는 건물을 돌아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루비는 '별 이상한 사람이네.'라고 생각하며 지구에서 마지막 추억을 그렇게 모르는 남자와 가졌다.
키다리 그림자를 쫓던 이들은 키다리 그림자가 버린 중절모와 코트를 입은 노숙자를 성이 풀릴 때까지 팼다. 그리고 그들의 중간 보스에게 보고했다. 중간 보스는 일처리 하나 못하는 병신 자식들이라며 고래고래 호통쳤다. 너희들은 이제 쥐도 새도 모르게 저 세상으로 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들은 죽지 않기 위해 다시 키다리 그림자를 찾아 정처 없이 뛰었다. 이 모든 광경을 멀찍이 관망하던 또 다른 이가 키다리 그림자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돌려 돌아서 갔다.
아랄이 지구를 떠나고 며칠 후, 새로운 입주민들은 고향 행성을 떠나 러브플래닛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