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아드레날린 효과. 노르에피네프린이라고도 하는 이 뇌 내 물질은, 불안, 스트레스, 압박 등에 의해 분비된다. 이 스트레스를 잘 활용해 뇌의 능력을 높이는 것을 노르아드레날린 효과라고 한다.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 책에서는 노르아드레날린을 투쟁-도피 호르몬이라 부른다.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뇌가 정신을 바짝 차리면서 싸울지 도망칠지 순간적으로 정확하게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행동을 끌어내는 동기가 될 수 있는데, 책에서는 공포나 불쾌함을 회피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을 노르아드레날린형 동기부여라고 표현한다.
팀장 발령 직후, 이제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에 엄청난 압박이 밀려왔다. 여전히 처음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가득했고, 다른 회사로 도망칠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마저 들었다. 팀원들도 못지않은 불안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작은 환경의 변화라도 늘 스트레스는 동반된다. 더욱이 새로운 리더의 생각도, 성향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은 계속 진행해야 하니 적잖은 혼란을 겪고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고민만 해서는 상항이 좋아질 리 없었다. 이 불쾌한 압박감을 회피하기 위해 일단 행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무언가 하나 해내고 나면 적어도 처음에 대한 두려움은 좀 가시지 않겠는가. 우선 팀원들의 불안을 짐재워줄 무언가를 해야했다. 그래서 일단 내가 바라보는 팀의 모습과 업무 방향을 명확히 알려줄 수 있도록 목표 설정 문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SMART 목표 설정 원칙에 따라 설계했다. 먼저 구체적(Specific)으로 작성할 수 있도록 지난해 팀 목표를 살펴보았다. 달성한 것과 달성하지 못한 것들의 원인을 생각해 보며 올해 진행할 프로젝트를 선별했다. 그리고 선별한 프로젝트마다 진행 배경과 목표하는 바, 기대하는 결과를 나름대로 명확하게 기술하려 노력했다. 성과를 측정(Measurable)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업무 특성상 성과를 수치로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경우는 기간을 기준으로 작성했고, 일부 업무는 수치로 측정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달성 가능성(Attainable)도 중요하기 때문에, 목표 항목 수가 지나치지 않도록 조정했고, 과도한 과업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신경 쓰며 작성했다. 또한, 회사의 올해 미션을 살펴보며 그와 연관성(Relevant)이 있는지 점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기한(Time based)은 세부적인 일정은 각 프로젝트가 착수되어야만 나올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목표 수립 단계에서는 한 해 동안의 일정을 예상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단위의 간략한 마일스톤 형태로 작성했다.
이렇게 완성된 목표는 팀원 공유와 조직장 보고까지 마치며 마무리가 되었다. 마치 첫 퀘스트를 깬 것 같이 뿌듯하고 개운한 기분이었다. 어지럽던 머릿속은 한결 간결해졌고, 자연스럽게 내가 기대하는 팀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를 위해 내가 해야 할 역할도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는듯 했다.
사고의 틀을 전환하는 것을 리프레이밍이라고 한다. 이 리프레이밍을 통해 사물이나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해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나에게 이번 기회는 리프레이밍을 실현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압박과 스트레스를 오히려 동기부여 수단으로 활용하고 나니, 정말 많은 걱정들이 기대와 흥미로 바뀌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