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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반나절이었다.
사람들은 유럽도시에 하루로 짧은데
반나절이면 어떻게 여행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모두들 고개를 내저었다.
물론 반나절동안 드라마틱한 일정을
할 수는 없지만 도시의 감성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밀라노라고 하면 패션의 도시일만큼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감성이 존재하는 도시 중의 도시이기에
오히려 밀라노의 대도시 같은 감성이
유럽여행의 권태기 같은 지루함을 주었다.
그러다가 발견한 밀라노의 보석 같은 곳
나빌리오 운하의 일몰을 마주한 순간
아름다움에 숨이 턱 막혀왔다.
이런 노을을 매일 볼 수 있다면...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문득 코가시리고
손가락에 감각이 없어지고 나서야
영하의 시린 겨울이구나 싶을 만큼
가슴을 뜨겁게 만들어준 노을이
반나절의 행운이라니 한겨울의 꿈이었다.
한겨울의 꿈은 추위도 망각하고,
어느 순간 정신 차려보면
홀리게 만드는 무언가가
나빌리오운하에는 있었다.
Milano in Ita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