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헤어졌다는 건 매우 가슴 아픈 일이에요. 어쩌면 이렇게 될 거란 걸 짐작한 일이었으니 누구를 탓할 겨를도 없을 테지요. 사랑 앞에선 속수무책이었으나 이별 안에선 구구절절 이유를 만들어 구질구질 해질 뿐이에요.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싶었던 심정을 무어라 더 멋지게 구사할 수 있겠어요. 어떻게 사랑함에도 남이 될 수 있는지, 사람 마음이란 게 참 뭐라 딱 정의 내릴 수 없네요.
뭐가 되든 함께 하자 할 걸 그랬나요. 뭐든 되어주겠다며 매달려봤어야 했나요. 오늘이 지나도 보고파할 것이 뻔해 도무지 놓아줄 자신이 없다고 솔직하게 얘기했어야 했나요. 내가 서운했던 점들을 그때그때 말하고 내가 미안한 일들을 그때그때 사과했더라면 좀 달랐을까요. 당신이 싫어할 만한 짓을 아예 안 했더라면 더 오래 예쁨 받을 수 있었을까요. 아니면 어떠한 짓을 하든 간에 우리는 결국 이렇게 될 운명이었나요.
시작할 땐 이 시작이 영원을 데려다줄 운명이라 착각했고 헤어지니 이게 우리였겠거니 싶네요. 기꺼이 모든 걸 감수하고팠던 사람이란 걸 이제 와 떠들어도 소용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