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짝사랑 중인 강아지 얘기를 해볼까요

by 주또

검은콩처럼 동그랗고 새카만 눈과 코를 보고 있노라면 난 어디든 달려갈 수 있단 생각을 하곤 해요. 왠지 모르게 얘도 지금 날 보고 살짝 미소 지은 것 같은데, 착각에 빠질 때면 더할 나위 없이 흡족해지죠. 새하얗고 부드러운 그 애를 품에 안을 적엔 온갖 근심 걱정이 눈 온 뒤 맑음인 양 녹아내리곤 합니다. 그 애는 이름도 되게 귀엽거든요. 자음과 모음이 각이 많이 진 모양이긴 해도 그리 투박한 아이는 또 아녜요.


하지만 그 애는 내가 본인을 매우 아끼는 걸 모르는 눈치에요. 내가 그 애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걸 의심조차 안 한다는 듯 굴어요. 어딘가 도도한 구석이 있죠. 그 애는 내가 소리 내 이름을 불러도 눈길 한번 주지 않거든요. 그 애가 좋아하는 과자 같은 걸로 미끼 삼아 휘파람을 불면 그제야 쪼르르 다가와 주곤 합니다. 그 모습마저 사랑스럽기만 하죠.


나는 그 애를 매일 같이 쓰다듬어주고 싶어요. 기분 좋은 향이 나고 기분 좋은 행동을 하는 그 애를 자주 두 눈으로 감상하고 싶어요. 그 애는 이런 말에도 시큰둥하거나 무미건조한 눈빛을 보낼 수도 있는 노릇이지만 말이에요. 그러나 내가 즐겨 하는 것들을 손에 쥐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죠(웃음).


나는 그 애의 사랑을 얻는 재주가 없어서 이미 그 애가 애정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도 해요. 그들 앞에서 보이는 그 애의 작은 재롱에 몇 번이고 몰래 함박웃음 짓곤 해요. 그래도 괜찮아요. 정말이지 그 애가 평생 헤아려주지 않는다고 해도 섭섭하지 않아요. 그럼에도 나는 그 애를 통해 무조건적인 온기와 평온함을 느끼거든요.


난 그저 따뜻한 난로 옆, 가끔 날 방문해 주는 포근한 그 애를 안고서 마냥 귀여워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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