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전화를 기다리고 있어요

by 주또

전화를 걸어올 때면 내 마음이 저 달보다 더 둥글어져요. 가로등 불빛보다 환하게 켜지고 지나치는 빵집에서 풍겨오는 향보다 달달해져요. 이토록 걸음이 사뿐해질 수가 있나요. 하늘을 날 듯한 기분, 그런 건 다소 과장되고 유치한 표현이겠거니 했는데 이젠 그 말이 얼마나 딱 들어맞는 표현인지 이해가 가요.


어쩌다 당신을 향해 보낸 마음에, 마침내 답장을 받은 듯한 느낌을 받을 적에는. 한 겨울의 추위에도 달달 떨지 않을 것 같고, 한여름의 더위에도 전혀 늘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 마치 적당히 포근하고 적당히 따사로운 오후의 봄날만이 지속될 것 같은 셈이죠.


명랑한 당신의 목소리와 몸짓은 다 쓰러져 가는 나를 일으키고요. 가득 찬 우울을 수챗구멍 마냥 흘려보내도록 해요. 덕분에 나는 한결 발랄해지고 가벼워질 수가 있죠. 새로운 도화지 위에 새롭게 사랑을 배우는 참인듯해요. 지난 사랑은 거짓이라고. 주춤거리긴 해도 결코 멈추진 않을 작정이에요.


당신은 내내 시들지 않는 사랑으로 남아 간지러울 테지요. 강아지풀처럼 살랑거리는 당신이, 지지 않는 꽃처럼 뿌리내린 당신이, 민들레 씨앗처럼 날아갈까 노심초사했던 당신이, 완전히 내게 와 손잡아 주는 날에는 이 길고 긴 꿈에서 깨어나려나요.


단언컨대 버석 한 나의 하루에 유일한 반짝임이세요. 저기 저, 저만치서 걸어오는 당신의 환영이 왜 이리 반가울까요. 당장이고 달려가 안기고 싶어요.


안으면 사라지는 모든 것들로 인해 곧장 쓸쓸해질 테지만요.

그런 것쯤은 개의치 않아요.

keyword
이전 08화오늘은 짝사랑 중인 강아지 얘기를 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