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꿈에 나와주는 일, 그럴 리 만무하죠

by 주또

아무 때나 사랑을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매번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얘기해달라 할 시엔 말끝을 흐리거나 빙빙 돌려 발음했거든요. 그 사랑의 무게를 책임지고자 할 자신이 없어서요. 한데 어찌 된 영문인지 당신을 보고 있자니 숨 쉬듯 사랑이 나와요. 사랑한다고 매일 같이 알려주고 싶어요. 내가 지금 당신을 무척이나 깊이 생각하고 있고, 또 아끼고 있으며, 이 마음은 절대 변질되지 않은 채 순정 그대로 남을듯하다고. 함부로 고백하고 싶어요.


사실은 눈치채고 있나요. 난 당신을 볼 때마다 튀어나오는 감정을 억지로 참는다는 것을. 당신의 뒷모습만 보아도 떨리는 속내를 감추기 힘들다는 것을. 적당히 사랑하고 적당히 만나다가 헤어지는 거. 솔직히 그런 거 잘 못하거든요. 세상에 쉬운 이별이 어딨겠냐마는. 당신은 어느덧 내 중심이 되었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로 서먹해진다면 단언컨대 빈자리가 크게 여겨질 테죠. 헤어짐의 파장이 어마 무시할 거예요.


오늘처럼 몸이 아픈 날엔 당신이 더욱 짙어요. 약을 먹은 상태로 누워 당신이 가만히 건너오는 상상을 해요. 한바탕 열이 끓어오르는 이마 위로 물수건을 얹고서 발그레해진 두 뺨을 쓰다듬어주는. 단순한 상상에 불과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아픔이 덜해지는듯하거든요. 나는 어떠한 약보다도 당신이 필요해요. 당신에게 안겨 잠들 수 있는 시간이 간절해요.


당신 이름 몇 번 부르다가 잠들면 꿈에라도 나와 반겨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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