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고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서 당신을 대하는 나의 모든 면을 통해 사랑임을 드러낼 수 있으면 뿌듯하겠어요. 대가 없는 사랑을 실천해 본 적이 있나요. 요즘 세상 사람들은 전부 무엇을 얻기 위해 상대의 환심을 사고 뒤에서 나쁜 꿍꿍이를 숨기고 그런다고 해요. 하지만 난 그런 거 일절 없어요. 나를 의심하거나 내 사랑을 못 미더워하지 않아도 돼요.
난 당신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일이 좋아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신의 찡그림을 덜 좋아한다는 소리는 아니에요. 다만 가끔 당신이 아플 뿐이지요. 의외로 당신은 애교도 많아요. 어디서 배워왔는지 모를 말마디들로 나를 웃게 하고요. 개그 욕심이 넘쳐나는 편은 아닌데, 그런데도 희한하리만치 재밌어요. 성대모사도 잘하고요. 개인기도 수두룩하고요. 때문에 잠깐 토라지다가도 속수무책으로 무장해제될 수밖에 없어요. 개구진 아이 같은 모습에 두 팔 뻗어, 도로 당신을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 언제나 그렇게 천진한 눈으로 나를 바라봐 주세요, 하고 싶어지는 거예요.
당신은 눈매가 진짜 멋지거든요. 깊고 진해서 어떨 때는 화를 내고 있지 않음에도 매서워 보이지만, 또 어떤 때는 물결을 비춘 것처럼 일렁이고 우주에 피어난 행성인 양 빛나거든요. 난 매일 연구해요. 고민하고 생각해요. 어떻게 해야 그 똘망한 눈망울과 무언가 담겨있는 듯한 눈매에 사랑이 가득 들어차도록 할 수 있는지 말이에요.
요새는 당신과 만나다 보니 좋아하는 음식도 바뀌어요. 본래 그냥 그렇다며, 심드렁하게 생각했던 음식들이 당신이랑 먹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되고 더 맛있는 것 같고 그래요.
곧 봄이 올듯하네요. 봄 내음이 풍겨져와요.
단둘이 어디 꽃구경이나 가고 그러면 행복할 것 같아요.
우리 손 잡고 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