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내가 간절하지 않아도

by 주또

서로의 장점이라 여겼던 점들이 단점에 가까워지고. 아주 사소한 것들로 인해 열을 내며 싸우게 될 때. 내일 다신 안 볼 것처럼 굴기도 하고. 참 쉬운 연락 한통 먼저 도착하지 않음에 맥없이 체념이라는 것을 키워갈 때. 도무지 응어리진 말들은, 그런 뜻이 아니라 했음에도 불구하고서 먹다 걸린 생선 가시 마냥 고집 있게 남아 무심코 따끔거리기 일쑤일 때. 기어코 뱉어버린 ‘그만하자’는 말이 단순히 투정에 불과한 것은 아녔다고 덧붙일 여력도 없을 때.


나는 당신 손을 잡는 일이 줄어들고 점차 힘이 풀려 서늘해져요. 무엇 하나 나아질 것 없는 상황인데 하루하루 더 좋아질 게 없음을 실감해 가는 듯해요. 나는 자꾸 내가 말한 서운함에 당신의 서운함이 돌아와 반대로 내가 미안하다는 말을 하게 되는 처지로 뒤바뀌는데요.


나도 이제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무슨 반응을 바란 것인지, 무슨 말을 듣고자 했는지, 헷갈려요.

그냥 내가 잘못한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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