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사랑이 성사됨에 있어 가장 좋은 점은 무엇보다도 그 사람의 체온을 알 수 있다는 것 아니려나요. 그 사람의 뺨이 나의 뺨에 닿는 온도와 감촉을 알 수 있다는 점. 그 사람의 손을 잡았을 때 쏙 들어맞는 크기와 손깍지 끼었을 적 감싸오는 포근함. 손이 찬 나와는 반대로 따뜻한 당신의 손에 우리는 역시 잘 맞는구나, 내심 설레하는 면. 당신을 빈틈없이 끌어안았을 때 우리의 키 차이가 얼마나 되는구나 실감하고 체구의 다름을 확연히 느껴보는 점.
또한 그런 것도 있지요. 당신에게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말할 수 있고 사랑한다고 독백 아닌 실제로 가닿을 수 있도록 직접적인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점이요. 우리가 붙어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고요.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동자에 서로의 얼굴을 진득이 담아도 일말의 낯섦조차 없음을 감사할 수 있잖아요.
난 가만히 누워 당신 얼굴에 자리 잡은 점의 개수를 세어보는 일이 좋아요. 이대로 아침이 와도 당신이 여전했으면 좋겠어요. 당신을 가득 안을 시 오늘의 미움은 전부 잊힐랑 말랑한데요. 한없는 노곤함 속에서 그저 편안히 잠들고 싶은 심정만 빼곡해져요. 낭만을 아는 당신의 낭만 안엔 언제나 내가 포함되기를 꿈꾸며 말이에요.
술기운에 알딸딸해진 당신이 주저앉던 날을 떠올려요. 내가 주었던 선물이 깨지는 바람에 곧장 엉덩이를 대고 앉아 눈가를 붉히던 장면을요. 당신은 동그란 입을 축 늘어뜨리며 말했지요. 당신한테 제일 소중한 것이라고. 웃음이 날 수밖에 없었는데요. 몇 번이고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어요. 빈말일 수도 있겠으나 당신의 진심을 엿본듯하여 반가웠다고나 할까요?
나는 정말로 당신이 소중해요. 그런 당신에게도 내가 소중해졌으면 하는 마음은 욕심이라 해도 어쩔 수 없잖아요. 역시나 당신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합니다. 이런 건 감히 거짓으로는 벙긋 안돼요. 난 사랑을 연기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