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미워하는 동시에 사랑하는 마음은 뭘까요

by 주또

당신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어요. 날 다듬고 가르치고 엄한 습관을 들인 장본인은 전부 당신이에요. 난 아직도 가끔 당신처럼 웃고요. 당신처럼 걸어요. 당신처럼 입고요. 연애를 하고요. 당신에게서 배운 사랑을 주고받는 법, 그리고 다투는 법과 화해하는 방식 등을 무난하게 적용해요. 게다가 간혹 그게 맞는 방법 같다고 우기게 되기도 하고요.


당신을 만나는 바람에 난 사람을 얼추 이해하는 면도 생기게 됐어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게 되고 잘못 들어맞는 퍼즐을 ‘그러려니’ 받아들이는 양 덤덤해지는 법도 배웠어요. 저마다의 다름을 어느 정도 수긍하는 점까지도요.


이게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그래서는 안 되는 건데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을 알아버린 듯하다고 할까요? 사랑이란 감정은 원체 희한해요. 사람을 가장 강하게 만들기도 하고 제일 약하게 만들기도 해요. 약점이 되는 걸까요. 나를 가장 행복하도록 저 높은 꼭대기 위로 끌고 올라갔다가, 혹 언제는 나 몰라라 하며 그 손을 놓아버린 탓에 저 아래로 끝없이 추락하기도 하잖아요.


당신은 그런 식으로 나를 놓았어요. 물론 아니라고 할 테지요. 본인이 언제 그랬냐며 언성을 높이겠죠. 하지만 당신은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날 그렇게 밀어버렸어요. 저 벼랑 아래로.


그래도 당신을 경험한 덕분에 단단해질 수 있었어요. 당신보다 더한 상처는 더 이상 내게 없을 것이라 확신하며 말이에요.


그런데도 이 와중에 미치겠는 점이 무엇이냐면요. 당신만큼 사랑을 주지 않으면 충족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거두절미하고서 어찌 되었든 간에 당신이 주었던 사랑이 내게는 한때 큰 힘이었어요. 당신을 무척이나 미워하고 사랑했습니다. 이러한 감정을 애증이라고 부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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