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처럼 매사 무던하거나 침착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좋게 좋게 생각하기에도 하루 사는 게 버거운 터라 쉽사리 예민해지기도 하고요. 지난 과거들로 인해서 우울은 기본 베이스로 깔고 시작하기도 해요. 안 그런척하지만 불안정한 속 사정을 품고서 일상을 보낸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요. 당신과 가까워지는 게 무척이나 반가우면서도 무섭고 그래요. 당신이 내가 가진 상처를 한 점이라도 알게 될 시 재빨리 달아날 듯하여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당신을 아주 많이 사랑하게 될까 봐, 그러한 조짐이 보이는 동시에 눈을 꽉 감고 말아요.
당신을 오래 보고 싶습니다.
우리 사귀지 않더라도요.
낡고 진부한 고백이다만 나는 당신과 함께 하는 겨울을 꿈꿔요. 당신의 온도만 있다면야 난 결코 춥지도 시리지도 않을 겁니다. 당신은 왜 어디서든 사랑받나요. 여러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나요. 난 최대한 다양한 이들한테 친절하고 다정하기를 자처하는 인간입니다.
한데 요즘엔 조금 다른 점이, 당신을 한정으로 두고 싶어진다는 거예요. 건너오는 눈빛이 설레고 별거 아닌 한마디에 온종일 마음이 부산스럽고.
이래저래 두서없이 횡설수설했네요. 요약하자면 당신 생각과 우리 사이에 놓인 수많은 장애물들로 인해 머리가 아픕니다. 그것이 나를 퍽 서럽게 하네요. 당신과는 낭만적인 걸 함께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이런 걸 다짐이랍시고 해요. 매일. 매일을. 이성과 감성을 두고서 싸웁니다. 잘되지 않을 것 같아요.
책 『처음부터 끝까지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