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아프리카에
온 것이다.
탄자니아
대 평원에서
꼬불꼬불,
오르막 내리막길을
달렸다.
나목 사이
샤넬 치타가 보인다.
Keane - Everybody's changing
폴 스미스 얼룩말이 달린다.
케냐 국경을 지나
반나절도 더 걸려
숙소에 도착했다.
검은 부토 위
급경사에
물구나무서듯
차를 세웠다.
킬리만자로 호텔,
지독한 방향제 냄새가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한다.
프런트 데스크,
검은 피부
어린 소녀와 백발노인의
하얀 미소가
애처롭게 따뜻하다.
옥상층
펜트하우스,
이글거리는 태양을 피해
암막 커튼을 쳤다.
준비해 온 빵과
맥주로 간단히 배를 채웠다.
피로가 몰려온다.
~
Beatles - Golden Slumber
잠깐 달콤한
낮 꿈에 빠졌다.
5,895m
하얀 산
킬리만자로
12번째 도전이다.
열대우림을 지나
관목지대에 들어서자,
비가 내릴 듯 하늘이 흐렸다.
땀이 흐르고.
마르기를 여러 번
어느덧 초원지대에 들어섰다.
눈 덮인 킬리만자로
정상이 보인다.
부드러운 풀들이
무성한 대지에
입을 맞추고
마지막 걸음을 재촉했다.
갑자기
호흡이 가빠지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눈을 감았다.
아무런 생각도
보이지 않는
아득한 그곳에서
킬리만자로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
.
그리고
킬리만자로가 속삭이듯 말한다.
"당신은 나의 꼭짓점에 오른 것이에요,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킬리만자로 정상에..."
201904241345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