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행복하다 답했어
수년 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버킷리스트에는 잊고 있던 나의 꿈들이 웅크리고 있었다. 내가 이런 꿈을 꿨구나. 낯설지만 반가웠다. 맨 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들은 놀랍게도 책을 출간하겠다, 소설을 쓰겠다, 글을 써서 돈을 벌겠다, 아이와 단둘이 여행하겠다 같은 것이었다.
아이와 단둘이 여행을 하고, 그 여행을 바탕으로 글을 썼고 브런치북으로 만들었다. 조금 후련하고 많이 뿌듯하다.
써둔 글은 다시 읽을 때마다 항상 걸리는 부분이 있었고, 그것을 다 다듬고 나서 내보이자니 끝이 없을 것 같았다. 핑계겠지만, 그래서 글들이 거의 날 것의 모습이다.
처음에는 누가 이 글을 읽어줄까 의심했지만, 누군가 내 글을 라이킷 했다는 알람은 매일 울렸다. 알람을 받을 때면 베스트셀러라도 된 양 설렜다. 연재가 진행될수록 낯익은 이름들이 보였다. 내 글을 한 편이 아닌 여러 편을 읽어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상상으로도 기대해 본 적이 없었다. 이 자리를 빌려 나를 토닥여 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노트를 펴고 수시로 끄적거리고, 노트북을 두드릴 때 아들이 슬그머니 와서 물었다. "엄마, 작가라도 될 생각이야?"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감히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작가라니. 내가 작가라니. 아이의 순진한 눈은 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꿈꾸게 했다. 꿈꿀 수 있어 좋았다.
글에서 자주 언급한 것과 같이, 누군가에게 위로로 닿기를 바라며 썼다. 내 글이 아주 작더라도 힘이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