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파도가 처얼썩 생채기를 내었다
파도가 성이 난 대로 휘청대더니
기어코 숨겨 놓은 말을 빼앗아
사방에 진득하게 흩뿌려 놓았다
어제는 인사하며 웃어주었고
오늘은 어깨를 토닥여주었으니
내일 즈음에는 머리를 쓰다듬어주지 않을까
몽돌 사이 흩뿌려진 다채로운 바람에
목 끝까지 홧홧한 까끌함이 맴돌았다
맹목적인 날 것의 감정이 다 무어야
두근거리는 오장육부를 꼭 끌어안은 채
성난 파도를 맨몸으로 맞았다
그저 파도가 잠잠해지기를
아니 더 깊이 날 침범해 주기를
아니 그보다 더.......
-파도의 역설,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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