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반가운 이의 손을 맞잡고
고요히 끝 모를 산책을 하였다
흙먼지 폴폴 날리는 투박한 길을 걷다가
신발이 진흙탕에 풍덩 빠질지언정
네 말간 웃음만 있으면 그 또한 구름 길이었다
부러 욕심을 잡아 네 입가에 닿고 나니
파드득 고요한 백색의 공기가 숨을 조여왔다
볼썽사나운 까치집을 머리에 이고
현실에 나락에 발을 디뎠다
질퍽한 맨바닥만이 나를 반기었다
뻑뻑한 눈가를 쩍 갈라
흘끗 본 커튼 한 자락에는
이유 없는 흐림이 가득했다
- 머나먼 에덴,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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