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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이팔 May 26. 2021

회고록





먼지 쌓인 찬장 안에

이가 나간 고동색 그릇 하나


투박한 손으로 꺼내 보니

처연한 그릇 안에

그리움만 넘실거리네


어데서 왔나 물어도

두 눈 껌벅이며

고요히 바라보거늘


아아 그래 나로구나


오랜만이올시다

내 젊은 나날

땀과 눈물이여


속절없이 떠내려 와보니

나에겐 이 그릇 하나뿐이구려


다들 어딜 그리 바삐 흘러갔소

메아리치는 공허함에

그리움이 한 뼘 더 넘실거리네



- 회고록,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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