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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

그곳은 멀지 않았다. 내가 한 발짝 내딛는 순간

by 쭈쓰빵빵


1억 7천만 원이 눈앞에서

사라져 간다.

내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



힘들게 억척스럽게 모은 내 돈!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나

희생으로 쌓아온 그간의 노력과

황금 같은 세월이 스며든 돈!

대출 빚!

그리고 남편과 상의 없이

집에 있는 금을 몰래 팔고 얻은 돈!






나의 어리석음과 탐욕으로

10분 만에

1억 7천만 원이 2천8백만 원이 되어...

그제야 내게로 왔다.

1억 7천을 모으기까지

난 한 번도

이 돈을

손에 쥐어본 적이 없다.


숫자에만 불과했던 돈!


-85%가 되어서야

결국 나는 내 돈을 가져본다.

소중한 사람의

유골함을 건네받듯

오열하며

남은 돈을 품에 안았다.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가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7월 4일 금요일

내가 첫 번째로 한 일은 이거다!



난 딸 통장에서 몰래 빼온 쌈짓돈을 다시 채워 넣었다!






아들 돌팔찌는 못 찾아 올 망정

이렇게라도 해서 완전히 맛이 간 건 아닌

적당히 미친 사람

이라고 스스로를 위안 삼고 싶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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