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어나자마자 드는 생각들

by 백승권

오래 울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우울감을 원하나.


어떤 사람이 사라지면

어떤 사람의 기능도 같이 사라질 텐데

나는 미래의 무능을 슬퍼합니다.


감기가 영원할리 없고

우울감 역시 그렇겠죠.

감기가 낫는다고

우울감이 완화될 거라는

기대는 한 적 없어요.


우리는 한 겨울에

같은 풍경 앞에 나란히 앉아

어떤 꿈을 꾸었을까요.


극단적이지 않은

아주 평범한 우울


파편. 이미지. 단어들

마음이 널을 뛸 때가 많아요.


우울감은

극심한 피로감을 동반하기도 하나요.

전 요즘 너무 잠들고 싶어요.

또는 잠들지 않고 글을 쓰거나.

나머지는 전부 싫어요.

잠과 글, 나머지는 너무 싫고

하지만 그걸 티 낼 수는 없어요.


(주변이) 전부 다 상처받은 사람들이라서

내 상처가 덜 심각하게 느껴지는 게

신경 쓰이는 게 아니라

상처받은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

환경을 어서 바꿔야겠다는 간절함이 있죠.


이제 더 이상 우울증에 걸리지 않아요

숨 쉬는 모든 순간 우울하니까.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