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
그때
너가
웃었어
괜찮아
그때
너가
울었어도
귀여워
그때
너가
움직였거든
눈코입
팔다리
이 글 걷다가 쓰는 중이었는데
방금 진한 아카시아 향이 가득 감쌌고
고개를 드니 아카시아 나무 아래였어
입술
볼
눈
안겼어
그때
너는
작았거든
업혔어
그때
너는
아가여서
너를 모르는 이들에게
너는 그저 통계
너는 그저 이미지
너는 그저 작은 존재
너는 그저 어떤 옵션
너는 그저 후회나 실수
너는 그저 고통과 부담
너는 그저 타인
너는 그저 돈 먹는 하마
뭐 그런 거겠지
모르는데 어쩌겠어
모르면 미워하기 쉽지
그런데 우리의 넌 하나잖아
AI가 숨소리까지 복제할 수 있다도 해도
넌 유일하거든
넌
이미 지나간 시간과
깊이 새겨진 감정의 총합이라서
내가 두 번 죽어도
너와
너의 모든 시간을
되돌릴 수 없어
사랑해.
너가 원하는 만큼만
나 오래 살게
포켓몬, 닌자고,
새로운 시즌 같이 보면서
자지러지게 웃으며
겨울왕국2 OST 같이 따라 부르며
에그박사 만화책 같이 보며
슈퍼마리오 게임을 같이 하고
매일 같이 동시를 쓰고
그림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피아노 앞에 같이 앉아 너가 가르쳐주고
키 차이가 나도 서로 발차기를 하며
너가 내게 늦은 저녁밥을 먹여주며
좀 괴상한 어떤 선생님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며
오락실 버블버블 게임을 같이 즐기며
오므라이스 잼잼을 같이 보고 또 보며
YOASOBI의 アイドル를 질리도록 들으며
인형 뽑기 기계 앞에서 가끔 환호를 지르며
영단어 받아 쓰기와 수학 채점을 하며
여행 다녀온 후 사진을 붙이고 후기를 쓰며
너의 머릴 말려주고 양 갈래로 따아주며
분홍 노랑 검정 하양 위아래 옷을 입혀주며
칫솔질과 아직도 어렵지만 치실도 해주며
설거지하는 내 등 뒤에 너가 숨어 있으며
초콜릿 한 조각을 가져다주면 입을 아 벌리며
티격태격한 후 잠시 후 서로를 안아주며
백 살까지 이렇게 안아달라고 매달리며
잠들어 뒤척이면 이불을 덮어주며
우연히 들른 가게에서 작은 간식을 꼭 챙기며
너의 그림에 감탄하고
너의 시에서 배우며
(천 개도 더 쓸 수 있을 것 같아)
우린 유머감각도 정말 비슷하잖아
너가 이것 좀 보라면서
마구 웃으면 나도 더 크게 웃게 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