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밤을 바르고
향수를 누르고
커피를 마셔도
슬픔은 그대로
공허를 견디고
한숨을 삼키고
분노를 식혀도
어둠은 쏟아져
시간엔 자막이 없어서
고통은 해석이 어렵고
그렇게 힘겹진 않아도
별달리 설명이 안되고
이렇게라도 되어서
다행이라고 여기며
내일이라도 버텨내
좋아해 말하고 싶었고
말하지 못하여 쓰지만
영원히 정의가 어려워
어쩌면 실체가 없어서
불러도 대답이 없어서
측정이 불가한 배려와
침묵의 인내가 있겠지
어딘지 보이지 않아도
아직도 기다려 우리를
(intermission)
우리는 여기에 없으니
애초에 우리는 없었어
망상과 픽션과 거짓말
진실과 진심과 진상은
제대로 적힌적 없었어
아무리 아침이 밝아도
어차피 어제는 망했어
이것봐 절망은 간편해
포기가 이렇게 가벼워
그래서 이것은 불가능
찰나의 유혹도 없었어
혼돈과 혼란을 껴입고
쭈그려 떨면서 졸면서
기다려 여전히 거기서
적막과 공포와 희망과
그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