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언니 story 2. 교육 아닌 교육의 시작
골룸 프로젝트의 일년 과정을 SNS에 꾸준히 공유했는데 이 프로젝트를 궁금해하며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았다. 의외였다.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함께하다 보니 일년도 안 되어 골룸 멤버가 열 배로 늘었다. 첫 골룸파일이 제법 도톰해진 11월 초, 나는 스무 살 1월부터 스물여섯 살 11월까지 7년간의 회사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꼬박꼬박 들어오는 안정적인 월급을 포기하고 퇴사를 선택한 이유는 회사에서 남은 20대를 다 보내기엔 내 청춘이 너무나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선택은 내 생애 최고의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퇴사 3개월째인 1월 말쯤이었다. 10년 전 나에게 소금상을 주셨던 박영하 쌤과 10년 만에 페이스북 친구가 되었다. 쌤은 나의 피드에 깔린 골룸 프로젝트를 궁금해하시며 댓글을 남기셨고 시간이 자유로운 나는 다음 날 바로 쌤이 계신 곳으로 출동했다.
한 시간 반이나 골룸 프로젝트에 대해 쉴 틈 없이 대화를 나눈 후 선생님은 놀라운 제안을 하셨다. 바로 다음 날, 그러니까 내일, 교사 연수를 세 시간 진행하는데 15분 정도 골룸 프로젝트로 사례 발표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다. 부담스러워서 못 할 것 같다고 하니 “지금처럼 편하게 얘기하면 돼”라고 하셔서 결국 해보기로 했다. 바로 다음 날이었기 때문에 쌤과 헤어진 후 집에 들러 노트북을 챙겨 24시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반나절은 골룸 프로젝트의 탄생과 일년의 과정을 정리하는 마인드맵 작업으로 반나절은 처음 해보는 피피티 작업으로 밤새 발표 준비를 마무리하고 학교로 향했다.
강의 끝 무렵 박영하 쌤의 소개와 함께 60명의 초중고 선생님들 앞에 서게 되었고 15분간의 골룸 프로젝트 사례발표를 마쳤다. 선생님들의 감동의 눈빛과 따뜻한 박수에 긴장이 녹았다. 발표 후 몇몇 선생님들께서 우리에게도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자세히 알려주면 좋겠다고 하셨고 당연히 그러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빠르게 현실이 되었다. 2월엔 골룸 프로젝트 워크숍이 열려 선생님들과 청소년 친구들을 만났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엔 상일동의 한 고등학교에 골룸 프로젝트 동아리가 생겼다. 살면서 내가 기획한 프로젝트로 수업 기획안을 만들고 공교육 현장에서 선생님들과 청소년 친구들에게 인사이트를 전하는 경험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를 계기로 교육자의 길로 천천히 스며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