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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예림 Sep 22. 2024

프로젝트라고 거창하게 말해도 될까?

01. 가만히 있어도 팔릴 줄 알았다. 잘 팔리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팔릴 줄 알았다. 왜냐하면 내가 만든 브랜드는 당연히 맛있고, 캐릭터는 미친 듯이 사랑스러운데, 패키지는 귀여우니까. 하지만 알리지 않으니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알아봐 줄 리가 없었던 거다. 당연한 이치였다.


02. 대기업도 제품의 홍보를 위해서 어마무시한 돈을 투자한다. 광고에서 특히 그렇다. 제품을 어떻게든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수많은 직원을 총동원해서 광고 내용을 기획한다. 제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몸값 높은 연예인, 핫한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두면서까지 말이다. 이에 비해, 이제 막 시작한 신생 브랜드가 가만히 앉아서 팔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니. 완전 도둑놈 심보가 따로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렇다고 막대한 돈을 광고와 마케팅에 쏟아부을 수는 없는 노릇. 일단 할 수 있는 선에서, 적은 비용으로, 갖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집중한 건 바로 '고객 리뷰'였다. 신규 브랜드이니만큼 모든 고객은 전부 신규 고객이다. 신규 고객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리뷰도 큰 역할을 한다. 그리고 네이버에는 구매 후 한 달 뒤에 또 리뷰를 작성할 수 있는 '한달사용리뷰' 기능이 있다. 제품을 상기시켜서 다시 찾게끔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03. 그래서 오늘부터 한 가지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프로젝트명 : 리뷰 수 1,000건 달성하기>. 기한은 올해 말까지. 나 혼자 목표를 세우고, 점검하고, 피드백해야 하는 이번 프로젝트. 24년 12월까지 남은 개월 수는 7개월이었다. 그럼 한 달에 족히 150개씩은 쌓여야 성공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첫 달은 50개를 목표로 잡았다. 아주 미미하고 조그마한 숫자처럼 느껴져서 과연 프로젝트라고 거창하게 말해도 될지 고민이 됐다. 스스로 검열하게 되는 소박한 목표였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난 지금에 와서 돌아보니, 꽤나 거창한 목표였더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체험단 마케팅을 병행하기로 했다. 쉽고 빠르게 가는 방법이 맞나? 의구심이 들었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신세가 아니라는 걸 인정했다. 그들의 힘을 빌려서라도, 초기에는 소비자들의 생동감 넘치는 리뷰가 전시되어 있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였다. 내가 아니라 그들의 입맛에도 '정말 맛있다!'는 그런 내용은 분명 반응을 일으킬 것이다.


04. 다른 브랜드는 체험단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그러면서 꽤나 많은 정보들을 알게 되었는데! 선배 브랜드로 모시는 기업에서도 오랜 기간 동안 체험단과 협찬 광고를 진행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미 판매가 잘 되고 있고, 나름 매출 규모가 크다고 짐작되는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체험단 마케팅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역시, 광고와 마케팅은 끊임없이 투자해야 하는 영역인가 보다. 매출이 크든 작든, 신생 브랜드든 대형 브랜드든.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하며 숫자로 보니 더욱 체감되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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