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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작가 May 14. 2022

5월 14일 문상진의 하루

온라인 강의

상진은 오늘부터 취미/커리어 전문 플랫폼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기로 했다. 취미 삼아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배우거나 이모티콘, 굿즈 등 사이드잡으로 할만한 것들, 그리고 취업이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플랫폼이었다. 

원래 상진이 이 플랫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재테크 관련 강의를 듣는 친구의 추천 때문이었다. 상진은 재테크에 대해서는 잘 알지는 못했기 때문에 친구가 추천한 강의가 흥미가 가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강의를 제공하는 플랫폼에는 흥미가 생겼다. 상진은 며칠 동안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강의를 살펴보며 어떤 것을 들을지 고민했다. 상진은 취미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강의를 들어볼까 고민도 했지만 그림이나 음악 그 외 다른 재능이 그에게는 없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그중 상진의 구미를 당기게 한 강의는 커리어 개발 부분이었다. 상진은 최근 원래 자신이 하지 않던 업무인 기획안 작성을 해야 할 일이 많아 골머리를 쌓고 있었는데 마침 플랫폼에 기획안을 작성하는 강의에 흥미를 가졌다. 상진은 기획을 가르쳐줄 강사가 어떤 사람인지 찾아보았고 업계에서 꽤나 유명하고 책도 많이 출시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자 강의를 듣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또한 상진은 브랜딩 강의에도 관심이 있었다. 모두 상진이 최근 하게 된 업무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상진은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배울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을 알고 싶어 했기 때문에 이런 강의들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강의를 듣기에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상진은 이 중 가장 괜찮은 강의를 선택해야 했다.

며칠 동안 고민하던 상진은 마침내 오늘 브랜딩 관련 강의를 듣기로 결정했다. 후기들이 꽤나 괜찮았고 마침 할인 행사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액적인 부담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제를 마친 상진은 커피 한잔을 내리고 노트북으로 강의를 들을 준비를 마쳤다. 상진이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은 수능 이후로 처음이었다. 사실 상진은 온라인 강의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집중이 되지도 않고 제대로 공부히는 느낌도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상진은 성인이 된 지금도 여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것인가라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결제를 마친 상황이라 돌이킬 수는 없었다. 상진은 첫 강의를 플레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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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강의는 이미 맛보기 강의에서 들었던 것이라 수월하게 넘어갔다. 하지만 상진은 결제를 하기 전에 잠깐 봤을 때는 분명 괜찮은 것 같았던 초반 부분이 돈을 내고 보니 갑자기 생각보다 별로인 것 같았다. 상진은 맛보기까지 해서 두 번째 보는 것이라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2강부터는 상진이 듣지 못했던 내용이 나왔다. 상진은 노트에 메모를 하며 강의를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상진은 강의가 생각보다 별로인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학창 시절처럼 강의에 집중이 안 되기 시작했다. 상진은 자신의 뺨을 살짝 때리며 정신을 차리고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렇지만 그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결국 상진은 2강까지만 듣고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노트에 무언가를 잔뜩 써놨지만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배도 고팠다. 결국 상진은 점심을 먹고 오후에 다시 2강을 듣기로 했다.


점심을 먹고 상진은 다시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두 번째 듣는 2강이었지만 여전히 상진의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바로 3강을 듣기 시작했지만 3강부터는 강의의 퀄리티 자체에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상진이 보기에 강사가 그저 자기 자랑만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그의 말을 듣고 상진이 하고자 하는 일에 어떤 도움이 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래도 이번에 낸 돈을 생각하며 상진은 4강까지 연속으로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강의는 마음에 들지 않았으며 졸음은 점점 더 쏟아졌다. 

결국 상진은 4강까지 듣고 노트북을 덮었다. 상진은 돈이 아까워졌다. 강의를 끝까지 봐야 알겠지만 초반부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평가가 좋았던 후기들이 다 거짓 같았다. 상진은 모든 강의를 들어야 하나 잠시 고민에 빠졌다. 상진은 혹시나 해서 환불 규정을 살펴봤다. 환불이 아직 가능한 시간이었지만 이미 상진이 본 강의가 많은 편이라 전액 환불은 불가했다. 상진은 일부 금액이라도 받을까 잠시 생각했지만 그냥 강의를 듣기로 했다. 환불하는 것도 귀찮고 후반부에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중요한 이야기를 놓치기 싫었기 때문이다. 상진은 낮에 잠시 자고 일어나 밤이나 내일 아침에 다시 강의를 듣기로 하고 침대에 누웠다. 다시 생각해보니 상진은 돈이 너무 아까웠다. 잠에서 일어나서 다시 어떻게 할지 생각하던 상진은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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