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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작가 Jul 03. 2022

7월 3일 조윤호의 하루

회전초밥집

동네에 회전초밥집이 하나 생겼다. 나는 초밥이 비싸서 그렇지 가격이 조금 더 저렴했으면 매끼 먹고 싶을 정도로 초밥을 좋아한다. 맛은 그렇게 신경 쓰고 있지는 않고 있다. 정말 비싼 초밥이든 저렴한 마트 초밥이든 가리지 않는다. 물론 돈만 있다면 더욱 고급진 초밥을 먹고 싶은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일요일을 맞아 외식을 하기로 결심하고 동네 초밥집을 갔다. 접시 하나에 1200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초밥집이었다. 원래는 1000원 초밥으로 유명한 곳이라고는 하는데 물가가 올라서 그런지 얼마 전 가격이 200원이 올랐다고 한다. 물론 모든 초밥이 1200원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은 그 가격대에 즐길 수 있었다.

새로 생긴 곳이라 그런지 손님이 무척 많았다. 가족 손님들도 많이 보였다. 내가 갔을 때는 자리가 없어서 웨이팅을 해야 했다. 잠깐 기다리고 있는데 내 뒤로 손님들이 계속 왔다. 오랫동안 먹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눈치가 좀 보였다. 

10분 정도 지나자 점원이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아주 구석진 자리로 가야 했다. 혼자 온 손님이라 그런 것 같았다. 점원은 나에게 간단히 자리 이용 방법을 안내했다. 대부분은 1200원이나 접시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 있으며 안 보이는 초밥은 메뉴에서 따로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른 초밥집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이용 방법이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되었기에 나는 돌고 있는 초밥들을 보며 어떤 것을 먼저 먹을지 고민했다. 가장 먼저 고른 것은 초새우였다. 한 접시를 내 자리에 놓고 바로 입에 넣었다. 맛이 없지도 있지도 않은 평범한 회전초밥집 맛이었다. 접시 당 1개의 초밥만 있었기에 바로 다음 초밥을 골라야 했다. 다음은 연어를 집었다. 연어를 집고 나니 바로 옆에 연어가 올라간 롤이 보여 그것도 자리로 옮겼다. 맛을 음미할 것도 아니라 눈 깜짝할 사이에 모두 먹어치웠다. 

장국으로 입을 한번 헹구고 다음 초밥을 찾아봤다. 다음으로 보이는 것도 새우류, 그다음으로 보이는 것도 연어류였다. 평범한 초밥에서 치즈를 올리거나 다른 재료를 올려서 배리에이션을 준 정도였다. 그러다가 광어가 보여서 광어를 한 점 집어 먹었다. 그다음으로는 가리비류를 골랐다. 이렇게 몇 개를 먹으니 조금 질리기 시작했다. 음식도 그리 맛있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이럴 거면 조금 더 돈을 내고 더 좋은 곳을 갈까라는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초밥을 먹는 것이라 계속해서 계속해서 접시를 옮겼다. 그렇게 접시는 어느새 11개째가 넘어가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여전히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대기 인원도 꽤 되어 보였다. 아직 배가 완전히 차지는 않았지만 그냥 이대로 일어나기로 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왔다. 막상 먹으니 조금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은 곳 같다. 가격도 괜찮은 편이고 정말 많이 먹고 싶은 날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보인다. 바로 당장은 아니더라도 다음에 사람이 없을 때 가서 더 많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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