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정현신의 하루
출퇴근 시간
현신은 집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회사를 다니고 있다. 그의 출퇴근 시간은 왕복 3시간 30분 넘게 소요된다. 하지만 현신은 이런 것이 익숙하다. 어렸을 때부터 서울에 가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대학교 시절에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한 적이 있었지만 직장인이 되어서도 자취를 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부담이다. 차라리 집에서 조금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이 현신에게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현신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아침 9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곳이다. 출근을 위해 현신은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난다. 5시에 일어나자마자 잠도 깰 겸 1시간 정도 간단한 운동을 한다. 운동을 마치면 바로 샤워를 하고 나갈 채비를 한다. 집에서 나가는 시간은 조금씩 달랐지만 보통 6시 30분 정도다. 이제부터는 부지런히 발을 움직여야 한다. 광역 버스를 놓치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현신의 걸음으로는 6시 45분 정도에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다. 그리고 버스는 보통 6시 50분쯤에 도착한다. 현신에게도 다행히도 버스에는 좌석이 남아있다. 현신은 재빠르게 자리를 잡아 바로 잠든다. 버스 정류장에서 1차 목적지까지는 보통 50분 정도가 걸린다.
7시 40분이 되면 현신은 1차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여기서 다시 10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운이 나쁘면 버스 시간을 제대로 못 맞출 수도 있다. 7시 50분, 현신은 회사로 갈 수 있는 2번째 버스를 탄다. 현신은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를 이동한다. 여기서 운이 안 좋으면 30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8시 10분. 현신은 마침내 회사 근처의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다. 버스정류장에서 회사까지는 단 5분 정도가 걸린다. 8시 15분이면 현신은 회사에 도착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출근 시간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있다. 이때 현신은 절대 회사로 바로 들어가지 않는다. 현신은 회사 위치에서 대각선 방향에 있는 블록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다시 골목으로 들어가 조금은 한적한 카페로 이동한다. 이때 시간은 보통 8시 20분. 이곳은 대형 카페에 비해 한적할 곳일 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카페에는 모닝 카페인을 충전하려는 근처 직장인으로 붐비게 될 예정이다. 커피를 주문한 현신은 자리에 앉아 잠깐의 여유를 즐긴다. 그렇게 20분 정도 여유를 즐기고 현신은 카페에서 나와 회사로 간다. 회사에 도착하면 보통 8시 55분 정도가 된다. 실제 출근에는 1시간 45분 정도가 걸리지만 현신이 카페에 가는 시간을 포함하면 집에서 출발한 지 2시간 25분 만에 회사에 도착한 것이 된다.
퇴근 시간은 6시지만 제시간에 퇴근하는 법은 거의 없다. 오늘도 현신은 거의 8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갈 수 있었다. 퇴근 시간대에는 길이 좀 막히기 때문에 집에 도착하면 거의 10시 정도가 된다. 특히 비가 오는 오늘은 더욱 심하다. 녹초가 된 현신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방으로 가 침대에 눕는다. 현신의 어머니는 현신 보고 씻고 누으라고 잔소리를 한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현신은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집값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이내 포기하고 만다.
간단하게 씻고 현신은 10시 30분부터 본격적으로 남은 하루를 즐긴다. 5시에 일어나는 현신이지만 그는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놀려고 노력한다. 그가 보통 잠에 드는 시간은 12시. 남은 1시간 30분 동안 현신은 오늘 하루를 보상받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논다. 무엇을 하고 놀지는 이미 퇴근하면서 정해놓는다. 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허투루 쓰면 되지 않기에 현신은 절대 이 시간만큼은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결국 찾아온 12시. 현신은 불을 끄고 침대에 눕는다. 현신에게는 다행이게도 현신은 침대에 누우면 바로 자는 스타일이다. 그는 자는 시간마저 낭비를 하지 않는다. 짧은 휴식을 마친 현신은 마침내 현실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세상으로 떠난다. 고작 5시간의 자유 시간이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