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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작가 Feb 09. 2022

2월 9일 송필성의 하루

불면증

며칠째 잠을 설치고 있다.

원래도 오래 자는 편이 아니었는데 밤에 자려고 누우면 잠이 도통 오지 않았다. 커튼으로 빛을 완전히 차단하고 누워도 뒤척이기만 했다.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수많은 생각이 오갔다. 이건 꿈인가, 망상인가. 하지만 이윽고 다시 눈이 떠졌다. 핸드폰 화면을 켰다. 잠자리에 누운 지 이제 1시간이 지난 다음이었다. 다시 잠에 들기 위해 눕지만 잠을 도저히 자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오히려 생각이 또렷해졌다. 뇌가 활성화되고 오늘은 잠에 들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해야 하는 일을 생각해봤다. 아침부터 너무나도 바쁜 하루가 기다리고 있었다.

잠에 들기 위해 안감힘을 쓸수록 졸린 기운은 멀어져만 갔다. 뒤척이면 뒤척일수록 정신이 맑아졌다.

다시 핸드폰 시계를 봤다. 벌써 두 시간이 지났다. 이대로라면 3시간도 못 자게 되는 것이었다. 조금 일찍 잠들려고 노력할걸. 후회해보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로 잠은 더더욱 달아나는 것 같았다.

고전적인 방법으로 양을 세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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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다. 양을 세면서 뇌만 활성화되는 것 같았다.

이제 2시간 30분 후에는 일어나야 했다. 이 정도면 잠을 자는 게 의미가 없는 것 같았다. 요 며칠 동안 이런 일이 반복되니 미칠 것만 같았다. 요샌 점심시간도 반납하고 회사에서 낮잠을 자며 부족한 잠을 해결하고 있었다. 차라리 그 잠이라도 안 자면 괜찮아질까 생각했다.

아니다. 이런 생각 자체를 하지 말자 완전히 무의식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생각은 나의 빈틈을 끊임없이 파고들었다. 이젠 사실 내가 잠을 든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생각을 멈추고 잠을 자는 건 불가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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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 소리에 놀라 일어났다. 어느새 아침이 되었다. 나도 모르지만 어느 순간 잠이 든 것 같았다. 너무 피곤했다. 이대로 다시 누우면 하루 종일도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잠을 잔 것 같지도 않았다. 사실 하루 종일 뒤척였던 것은 아닐까?

침대에 누워 밍기적 거리다가 잠에 들뻔했지만 오늘 해야 하는 일에 정신을 차리고 화장실로 향했다. 어서 씻고 나가야 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계속해서 하품을 하며 오늘은 정말 일찍 자야지, 오늘은 12시간은 잘 거야라고 결심했다. 어제도 이런 생각했던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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