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좀 파줘!

by 지구

사랑하는 이에게만 하는 부탁이 있다
나는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 달에 한 번
어머니, 애인에게 귀를 파 달라 부탁한다

​혼자 면봉으로 뒤를 닦아도 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무릎에 누워 정성스레 만져지는 느낌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느낌이다


편안한 품, 섬세한 손길, 시원하게 청소되는 나의 귀
​이때 만큼은 나는 내가 몇 살이건 상관없이
아기가 되는 느낌이다

​솔솔 잠이 올 때 한쪽 귀가 끝난다
반대로 돌아눕고 손길을 마저 느낀다

​"후레시 좀 잘 비춰봐라, 거기 말고"
"별로 없지 않나?"
살 냄새 나는 대화들이 오간다

​가끔씩 하는 철없는 부탁

​엄마! 나 귀 좀 파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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