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무한성은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나?
커피 한 잔의 효과: 방금까지 반쯤 졸리던 기분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노트를 붙들고 할 일을 정리하며 열심히 손가락을 움직이노라니 어느 순간 활성이 촉발된다. 촉발은 어제 적어놓은 계획일 수도, 음악 소리일 수도, 커피일 수도 있다. 물론 뇌의 상태까지도 역할을 했을 것이다. 맑은 두뇌에 별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는 아마 계속 졸게 될 것이다. 두뇌는 어떻게 활성을 촉발시켰을까?
로켓 시뮬레이션; 레이더의 센서가 로켓의 현재정보를 읽는 데 걸리는 레이더 고유시간이 있다. 이 시간 내에는 다음 정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로켓의 정보는 연속적이 아니고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 위치에서의 정보들이다. 이 정보들을 이용해 연속적인 궤도를 찾는 것이 요격망 시뮬레이션이 하는 일이다. 즉 몇 개의 한정된 정보를 바탕으로 로켓의 연속적인 궤적과 낙하지점을 예상한다. 그러므로 얼마나 정확한 운동식, 궤적의 환경 데이터들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낙하 지점은 다르게 된다. 반면에 우리 뇌는 감각기관들 통해 들어온 감각정보를 최근에 들은 말이나 기존의 경험, 감정, 몸의 컨디션 등과 맞추는 시뮬레이션을 하며 인식을 한다. 커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비록 같은 한 잔일지라도 아침 컨디션, 감정, 욕망, 해야할 일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원효 스님은 어제 저녁 몹시 갈증을 느꼈고 뇌는 물을 마시고 싶었다. 우리 뇌는 감각 기관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욕망 또는 기대와 맞추면서 시뮬레이션을 한다. 만일 어딘가 물이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가 없었다면 원효 스님은 해골바가지 물조차도 아마 찾지 못했을 것이다. 뇌는 거의 무한한 연결 회로를 갖고 있어 계속 찾노라면 결국 원하는 결과를 찾아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지하는 관점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따라 보게 되어 있다. 뇌는 보고 싶은 것을 거의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기존 정보와 인식틀: 위 그림의 예를 보자. 처음에는 금방 무슨 그림인지 잘 인식되지 않는다. 그러나 개라는 정보를 갖게 되면 금방 개 이미지를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일단 한번 개를 인식하고 나면 다음에는 개를 안 볼 수가 없도록 뇌의 인식이 작동한다. 즉 기존 정보 또는 기억이 인식에 영향을 주고 있다.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긍정적 생각을 경험한 아이는 평생 긍정적 사고틀을 갖게 된다.
생각의 마술: 긍정적인 사람은 늘 긍정적인 사고에 익숙해 있고 습관이 되어 있어, 새 정보를 인식할 때 긍정적 경험들을 이용해 사건의 궤적을 그린다. 그러므로 그는 항상 긍정적 진행 궤도를 발견한다. 생각의 마술이고 믿음의 신비이다. 그러므로 긍정적인 생각에 익숙해져 있으면 그의 상황은 긍정적으로 흘러가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뇌의 인식틀이 H. 포드가 이야기한 생각의 마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브런치 매거진 뇌로부터의 자유: "생각의 마술" 참조) 신을 믿으면 신의 가호가 나타나게 되어 있고, 긍정적인 사람은 긍정적인 경로를 발견하게 되어 있고 긍정적인 결과에 이르게 된다. 뇌가 보는 신호를 쫓아가는 것이다.
얼마전 계약 건: 얼마 전, 사무실을 구하는 사람이 구경하러 온다는 통보를 받았다. 오래동안 구경만 하고 성사는 되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 전화로 들리는 중개인의 어조에서 약간이나마 적극성이 있다고 느꼈다. 나도 고객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이것저것 챙기고 있었다. 그러나 선뜻 나서지 않는 고객에게 쓰고 있던 지하실의 작은 창고 공간을 제공할 의향을 말했고 결국은 계약을 하게 되었다. 있던 물건들은 작은 공간을 새로 마련해 옮겼다. 만일 비관적으로 ‘되겠어?’라고 생각하였다면 묻혀 버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약간의 가능성을 보고 양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찾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긍정적 사고는 양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찾는 자세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위의 그림을 보았을 때, 토끼나 거북이의 세계에서는 토끼를 볼 확률이 높고 닭이나 오리의 세계에서는 오리로 볼 확률이 높을 것이다. 즉 뇌가 익숙한 생각틀로 인식 시뮬레이션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어렸을 때 긍정적 언어를 쓰던 아이는 결국에는 평생을 긍정적 사고를 하게 된다.
언어습관 실험: 셀리그만 실험은 약 400명 하버드 신입생들의 50년 추적 관찰을 통하여 긍정적 또는 부정적 언어습관의 효과를 연구하여 결과를 최근 발표하였다. 긍정적 언어 습관을 가지고 있는 그룹은 거의 모두가 70세까지도 만성병, 성인병에서 자유로운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부정적 언어 습관의 그룹은 40세부터 성인병으로 허물어지기 시작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었다. 언어 습관은 바로 뇌의 인식틀을 반영한다고 볼 때, 뇌가 어떤 인식틀을 사용하는가가 극적인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필자는 이 실험 결과는 긍정적 자세, 즉 적극적으로 양의 피드백을 찾으려는 자세가 우리 자신의 행복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