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러너, 안철수 이야기

달리기 이야기

by 재이

정치인으로서 안철수의 노선이나 전략에 대한 견해는 뒤로 하고 이 똑똑하고 잘난 인물의 달리기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리고 정치라는 잡탕 속에서 빠져나와 달리기가 그에게 어떤 해방감을 주었을까 하는 것이 궁금해서 찾아 읽었다. 그에게 달리기는 어떤 출구였을까 하는 궁금증.


안철수는 새벽 시간, 딸이 달리는 것이 걱정되어 따라 나서다가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정치 활동에 지친 날, 달리기를 했고, 달리기의 경험이 그에게 힘이 되었고, 그렇게 달리기의 매력에 빠졌다고. 그렇게 아내와 함께 달리며 달리기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래서 일년 안에 마라톤 완주를 두 번 하셨다고 한다. 일년 안에 풀코스 마라톤 완주 두번이라는 점에서 역시 범인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것은 달리기를 메타포로 한 주옥같은 조언이었다. 주변에 있으면 좋겠다 싶은 선생님의 말들, 그것이 꼭 달리기를 통한 통찰이 아니어도 되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달리기를 매개로 만나게 되었으니 달리기가 유효한 수단이 된 셈이다. 그리고 이 조언들이 가진 유용성들을 마음에 잘 새겨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너들이라면 마라톤에 출전해 보았든 해보지 않았든, 마라톤에 아주 약간의 관심이라도 있다면 "마라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페이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안철수 역시 이 책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그가 여기에 덧붙이는 것은, 이는 마라톤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마라톤에서와 마찬가지로 삶에서도 페이스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의 환호에 휩싸여 오버페이스 하지 말아야 하고 사람들의 야유와 조롱에 휩싸여 너무 쳐지지도 않아야 한다. 전자와 후자 모두 중요하다. 환호에 휩싸여 오버페이스를 하면 마라톤을 완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야유와 조롱에 휩싸여 너무 쳐지면 마라톤에서 주저앉아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환호든 조롱과 야유든 모두 어느 정도는 내 안에 품고 나의 속도로 묵묵히 가는 연습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마라톤에서도 그렇고, 삶에서도 말이다.


이런 식으로 이 책은 달리기 행위를 삶과 직접 유비하며 적절한 조언을 건넨다. 그래서 몹시 실용적인 조언과 삶이라는 큰 틀에서 얻을 만한 조언이 두루 섞여 있다. 해서 나는 나의 달리기를 점검하는 동시에 나의 삶을 점검해보고 나아갈 바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나의 속도로 달리듯이 나의 속도로 묵묵히 계속 나아가는 삶을 살아야 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할까.


모쪼록 너무 빠르게 가다가 지치지 않으면서, 그리고 또 너무 느려지지도 않으면서. 그리고 반드시 내가 원하는 작은 목표들을 성취하고, 성취하고, 그렇게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아야 겠다고. 그렇게 다짐하고 되새기게 되는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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