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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미 Jun 03. 2022

진짜 정성의 의미

정성


브런치에 '진짜 혼밥의 의미'라는 주제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누구나 최악의 하루가 있지 않은가. 하루 종일 일어난 일들이 전부 뜻대로 되지 않고,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툭툭 던지는 말들에 상처받고, 누구 하나 위로해줄 사람조차 없는, 그런 최악의 날. 그런 날에, 우연히 지나가다가 발견한 식당에서 연어덮밥을 혼자 먹었는데, 작은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깃들여져 있어서 1차 감동을 받았고, 당연히 메인 요리도 감탄스러운 맛이었다. 많은 연어 덮밥을 먹어봤지만, 그 식당에서 파는 연어 덮밥은 진짜, '진심'이 묻어났다. 상한 마음이 달래 졌고, 누군가가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으로 인해 너무나 위로가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 이후 그 식당의 단골이 되어 종종 방문한다. 그곳은 언제 가도, 맛이 늘 한결같다. 정성스러운 한 상차림을 먹고 나면, 내가 돈을 버는 이유가 참으로 가치 있게 느껴진다. 정성스러운 요리를 먹어본 적이 있는가. 굉장히 기분이 좋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존재라고 생각했던 내가, 대접받는 기분이 들고, 누가 나를 위해 이렇게 열심히 조리를 해주었다는 것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나는 이 날 이후, 어딘가에서 요리를 사 먹을 때마다 이 식당은 요리에 정성이 있는가, 아닌가를 늘 의식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기한 건 뭔지 아는가? 정성이 담긴 식당은, 나뿐만이 아니라 늘 손님들로 붐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모든 사람들은 그 '정성'이라는 것을 꼭, 반드시, 알아본다는 것이다.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흔히 맛집이라고 불리는 곳은 단지 맛있어서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게 아니라, 그 요리에 정성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맛있는 곳에 밥을 먹다 보면, 발견되는 속재료 하나하나에 감탄한 적이 있을 것이다. 처음 먹는 소스 맛에 놀라고, 장국에 담긴 꽃게 다리에 놀라고, 조금 뒤적거려보니 새우 한 마리가 툭 나오고, 뭐 별게 다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느껴지냐면, 음식 맛을 내기 위해 사장이 여러모로 노력했다는 흔적이, 정성이,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달된다. 맛은 기본적으로 낼 줄 알면 장사는 평범하게 되겠지만 이렇게 나처럼 브런치에 감동받았다는 글을 남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기본 적으로 맛도 있는데, 정성까지 담긴다? 남녀노소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모두가 그 정성을 구매하러 올 것이다.


요리 이야기를 길게 했는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에 있다. 
사람들이 귀신같이 알아보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정성'이라는 것이다. 

정성은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어떤 일에 정성을 쏟은 기억을 떠올려보라. 그리고 주변 사람들 중에도, 자신에게 정성을 쏟았던 기억을 떠올려보라. 온 마음을 다해, 섬세한 손길로, 누가 보든 안보든 내 눈에 완벽해질 때까지, 밤을 지새우며, 졸린 눈을 껌뻑이며, 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며, 결과물을 만들어낸 적이 있는가? 


정성은 틀림없이 당신에게 돌아온다. 

사랑과 존경과 부(富)와 또 다른 정성으로. 


그러니 현재 당신의 삶에, 하고 있는 일에, 소중한 인연들에 정성을 다했으면 좋겠다. 

인간이란 부채 의식을 굉장히 괴로워하는 종족들이다. 그대의 정성을 기억하는 사람은, 외면 할 수 없을 지어니. 사랑을 마음껏 담겨주자. 나를 사랑하듯이!




글 여미 

yeoulhan@gmail.com


그런데 로또는 왜 당첨이 안되는걸까요? 정성을 다해 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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