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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땅 Jun 14. 2024

기후변화와 캄보디아

국제사회의 지원과 희망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의 사정은 많이 나아지지 않은 듯 합니다.


외형적으로는 민주주의가 안착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CPP라고 하는 캄보디아인민당(Cambodia People's Party)의 독주 체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CPP의 우두머리인 훈센 전 총리는 베트남 집권기인 1985년에 처음 총리가 되었는데요. 바로 작년(2023년)까지 38년간 철권 통지를 휘두르며, 아시아 최장기 독재자로 군림하였습니다. 총리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준 건 안비밀이고요.


민주선거 이후 UNTAC이 철수한 이후에도 국제사회의 지원은 계속되었지만, 캄보디아는 라오스, 미얀마와 함께 여전히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건 또 있습니다. 바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문제인데요.


전 세계 화석연료 기반 이산화탄소 배출량 (출처: Global Carbon Project)

기후위기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수많은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일 상승 추세에 있습니다.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죠. 코로나19로 고통받던 시절 전 세계가 이동을 정지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5.7%나 감소했던 것도 이미 메꿔진 지 오래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이렇게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을까요?



이산화탄소의 누적 배출량을 보면 단연코 미국의 배출량(25%, 초록색)이 압도적입니다. 한때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했던 유일한 선진국답다고 해야 할까요? 다음으로 이어지는 곳이 바로 산업화의 발상지이자 전통적인 선진국들이 자리한 유럽입니다. 28개 국가를 하나로 묶기는 하였으나 22%(주황색)나 차지하고 있죠. 그다음 순위에 중국(12.7%), 러시아(6%), 일본(4%) 등이 있습니다. 배출량이 많다는 건 그만큼 기후변화에 책임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은 1%로 누적 배출량 기준으로는 많은 양을 배출한 것 같지 않지만, 안타깝게도 1인당 배출량 기준으로는 전 세계 탑 10에 드는 기후악당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에 반해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들은 따로 있습니다.


아래 지도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정도를 색깔로 표시한 것인데요. 짙은 보라색일수록 기후변화에 취약하고, 기후변화의 부정적 영향에 적응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이 분포한 지역은 주로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동남아시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에 기여한 게 거의 없는 나라들이죠.


캄보디아도 그중 하나입니다. 세계 유수의 기관에서 매년 기후변화 취약 관련 순위를 발표하는데, 그때마다 단골로 10위권 내에 분포하는 나라 중 하나가 바로 캄보디아입니다.



캄보디아는 동쪽으로는 유명한 메콩강이 흐르고, 국토 중앙에는 톤레삽 호수라고 하는 큰 호수가 자리 잡고 있는데요. 톤레삽 호수는 건기에는 크기가 줄어들었다가 우기에는 확장되며 캄보디아인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자연스레 물과 관련된 기후변화의 영향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프놈펜에 근무하던 당시에도 아래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비만 오면 시내가 온통 물바다가 되고는 하였습니다.





제가 2년 동안 UNDP 캄보디아사무소에서 한 일이 바로 캄보디아 환경부, EU, 스웨덴 국제개발청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기후변화와 관련된 여러 프로젝트를 기획하거나 관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스웨덴 - UNDP 간 미팅 중

국제사회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아래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크게 완화(mitigation)와 적응(adaptation)으로 구분하는데요. 완화가 이산화탄소와 같이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줄이는 사전적 활동을 의미한다면, 적응은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피해를 관리하기 위한 사후적 활동을 의미합니다. 기후변화 완화 활동의 대표적인 예로는 지속가능한 교통으로의 전환이나 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를 들 수 있고, 적응 활동의 대표적인 예로는 인프라 업그레이드, 재난 관리, 홍수 예방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 정부는 국제기구 본부 유치를 위해 수년간 노력해 왔는데요.


가장 성공적인 사례가 바로 인천 송도에 위치한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입니다. 녹색기후기금은 한국 정부가 유치한 국제기구 중 가장 큰 규모로, 온실가스를 줄이거나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적응 능력을 높이는 사업에 기금을 투자하고 투자한 자금이 투명하고 적절하게 운용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국제금융기구인데요.


기후변화에 관심있는 친구라면 꿈꿔 볼 만한 국제기구가 아닐까요?


녹색기후기금이 위치한 인천 송도 G타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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