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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ree Sep 30. 2019

트럼프, 과연 탄핵될까

트럼프 탄핵 이슈 핵심 정리

트럼프 탄핵 기사들은 사실 취임 후 여러 번 나왔습니다. 지난번 러시아 스캔들에도 탄핵 여부에 집중됐지만 결국 무산이 되고 말았죠. 그런데 최근 트럼프 탄핵 관련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CNN 등 주요 외신들도 트럼프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움직임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이슈들이 있는 핵심만 골라서 정리했습니다. 


왜 갑자기 '우크라이나' 인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과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Economist)

지난 7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새 대통령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에 전화를 걸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에 대한 부패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청탁 혹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2016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재임 시절  그의 아들이 우크라이나 가스 회사의 이사로 재직을 하고 있었는데 그 회사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바이든 부통령이 압력을 넣어서 검찰총장 해임을 요구했다는 겁니다. 


2020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바이든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제47대 부통령을 지냈습니다. 그는 1988년, 200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바 있습니다. 그가 내년 대선에 나가겠다고 선언하자 트럼프는 그를 유력한 대선 경쟁자로 인식하고 공격을 가하고 있는 겁니다.


 

현재 상황은 이전 러시아 스캔들과 비슷합니다. 러시아 스캔들은 러시아 정부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자국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말하는 건데요. 당시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와 공모해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추문하는 등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출범했습니다. 약 2년간 뮬러 특검팀은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을 수사했지만 2019년 3월 공모 사실을 규명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스캔들이 터졌을 당시에서는 탄핵의 목소리가 지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민주당 내에서도 탄핵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니깐요. 그런데 지금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민주당 내 탄핵을 반대하던 의원들이 지금은 탄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의혹 배후 '줄리아니' 그는 누구인가?

기사를 읽다 보면 좀 의아한 인물이 나옵니다. 트럼프 절친이자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입니다. 그는 현재 공식 직책 없이 트럼프 개인 법률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가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측 인사들을 만날 때 국무부의 도움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 때문에 지금 폼페이오 장관은 궁지에 몰리고 있습니다. 미 하원은 공식 권한이 없는 줄리아니에게 국무부가 도움을 제공했는지 그리고 국무부 인사들이 어느 수위까지 이번 사건에 개입했는지를 집중 조사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정말 우크라이나 대통령 압박했을까? '녹취록'에 집중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은 전혀 없었다면서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A4 5장의 녹취록을 보면 "바이든, 아들 기소 중단시켰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당신이 법무부 장관과 함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인준받게 될 검찰총장 후보자, 관련 상황 조사를 하게 될 것이다"라고 답변했습니다. 텍스트 상으로는 노골적인 압박은 보이지 않았지만 조사를 종용한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조사를 요구한 사실은 맞지만 압박은 넣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도 "아무도 나를 압박하지 않았다는 것을 녹취록을 보면 알 것"이라면서 트럼프의 압박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사이에 '대가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통화가 부적절한가는 대가성 보상을 뜻하는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 여부에 달려있다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를 하기 직전에 우크라이나에 지급하려던 3억9100만달러 규모의 군사 원조를 보류했다는 겁니다. 이를 트럼프 대통령도 인정했지만 이는 연관성이 없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원조를 직접 거론하지 않아도 무언의 압박이 성립한다고 주장합니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녹취록 공개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골적으로 원조를 들먹일 필요는 없다"면서 이미 통화 내용에 서로 뭘 필요하는지 않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당시 "우린 우크라이나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부탁이 하나 있다"라고 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한 녹취록 공개 여부에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통화 녹취록이 각국 정상과의 통화를 보관하는 통상적 체계가 아닌 국가안보상 민감한 정보를 저장하는 별도의 기밀 체계에 있다는 점을 시인했기 때문입니다. 국가안보상 민감한 정보를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개할 수 있느냐 여부를 다투고 있습니다. 



트럼프 탄핵에 대한 정치계의 움직임은?

녹취록을 통해 여러 정황들을 포착한 미 하원의회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따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움직임은 이전과는 다른 양상입니다. 


2017년 11월 15일 테네시 주 민주당 하원의원 스티브 코헨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사를 소개하자 민주당 의원 몇명만이 공동 후원사로 서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2달 후 트럼프 대통령을 높은 경범죄를 지었다고 비난하는 결의안을 제출했을 당시 민주당 안에서는 66명의 당원을 제외한 모든 의원이 이 결의안을 부결시켰습니다. 그만큼 당시에는 트럼프 탄핵에 대해서 민주당 안팎에서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공식적으로 218명의 하원의원들이 탄핵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 인사에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에 찬성표를 던진 중도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도 포함이 됐습니다. 이들은 두 달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스캔들 이후 입장이 바뀐 것입니다.


공화당에서도 탄핵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일단 공화당 소속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와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탄핵조사에 찬성했고, 공화당 소속이지만 반 트럼프 성향인 밋 롬니 상원의원과 벤 새스 상원의원도 조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반응은?

지난번 러시아 스캔들보다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민들 사이에서도 탄핵 찬성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공영방송 NPR이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탄핵 찬성 비율이 49% 였고, 반대는 46% 였습니다. 이는 지난 4월 조사 때보다 찬성 여론이 10%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뉴욕타임스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일치단결했다”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외신은 "탄핵안은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없다"라고 분석합니다. 지난 1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많은 스캔들이 있었지만 결국 탄핵이 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미국 국민들은 탄핵에 대해 그리 지지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지난 4월 로버트 뮬러가 트럼프 선거캠프의 러시아 유착 의혹이 보도된 후에도 여론은 탄핵으로 쏠리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탄핵 절차가 워낙 복잡하고 공화당이 다수로 있는 상원에서 탄핵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저 시간 낭비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탄핵에 대해 찬성하고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론의 움직임은 시간을 두고 봐야 할 사항입니다. 내년 대선에 일단 공화당은 불리한 상황임은 틀림없습니다.


트럼프 탄핵, 가능할까?

미국의 탄핵 절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현재 공식적인 조사는 시작된 상태입니다. 탄핵 소추 결의 단계에서 218석을 얻으면 상원으로 넘어하지만, 여기서 3분의 2 이상의 상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유죄를 인정해야 탄핵이 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같은 역할을 상원이 합니다. 검사 역할은 하원에서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탄핵 결의안이 하원을 통과해도 그러나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 (민주당 45, 공화당 53석)이기 때문에 통과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왜 민주당은 탄핵을 밀어붙이고 있을까요? 트럼프 압박용 또는 내년 대선을 앞둔 조치일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각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하는 미국의 문화가 적용된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유리한 싸움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미국 민주당을 이끄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현시점에서 218명의 목소리를 무시할 순 없을 겁니다.


이르면 10월 말에 증인 구인, 체포, 벌금 등을 빠르게 처리해 표결을 부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늦어도 11월 말 추수감사절 연휴 전에는 표결을 마친다는 입장입니다.


바이든 내세운 민주당의 대선 판도 영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가 본격 시작되면서 민주당 내 대선 경선 판도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우선 바이든 전 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나온 이후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1위로 급부상한 워런 상원 의원이 조명되고 있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달렸지만  얼마 전 워런이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바이든을 앞질렀습니다. 워런은 그동안 트럼프의 탄핵을 줄곧 주장한 인물입니다. 그러면서 그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겁니다.  


현재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약간 밀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드러났듯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경계하는 후보라는 점이 강조되면서 바이든의 공세도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트럼프의 탄핵 여부는 한반도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사실 미국의 대통령은 전 세계에 영향을 주지만 현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더 중요할 수 있겠죠. 지난번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의 탄핵 이슈가 나오면서 트럼프는 북미 협상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적어도 오는 10월 중엔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열릴 것으로 기대되면서 트럼프 탄핵 여부는 우리뿐 아니라 북한에서도 의식할 수 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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