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알랭드 보통의 '불안'을 구입했다.
붉은색 책 표지는 불안을 표현하기에 충분했고
그 당시 계속되는 계약직 생활로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지 못하는 내게 '불안'이라는 두 단어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책을 펼쳐 들고 3페이지쯤 읽어 내려갔을 때 책을 덮어버렸다.
안 그래도 일상이 불안한 내게 온통 불안을 가득한 단어들이 몹시도 괴로웠기 때문이다.
그 후 단 한 번도 그 책을 펼치지 못하다 작년에 방 정리를 하다가 책을 버렸다.
모든 꽃이 흔들리며 피듯이
모든 사람들은 늘 흔들리며 성장한다.
다만 흔들리는 자신을 인지하고 바로 서 있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끊임없이 흔들리며 불안 속에 스스로를 던져두는 사람도 있다.
나는 두 가지를 늘 오가는 사람이라서 늘 힘든 것 같다.
오늘 병원 검진으로 오랜만에 휴가를 냈다.
주말도 아닌 평일에 늦잠을 잤고, 늦은 점심을 챙겨 먹고 행복하게 집을 나섰다.
병원 근처에 왔을 적에 사무실에서 전화가 오더니
진료 후에는 더 큰 사고가 또 집에 돌아와서는 분노의 샤우팅을 외칠 정도의 사고가 나서
정서적 정신적으로 화로 가득 차 올랐다.
감정이 주체되지 않아 한껏 화를 지르고 나면
후회와 반성보다는 창피함이 앞선다.
좀 더 이성적으로 좀 더 따뜻하게 반응해야 했는데
그동안 배운 학습된 감정들은 다 어딜 간 건지
수습되지 않은 감정들은 온전히 내 몫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건 늘 어렵고 힘들다.
그만큼 공을 들이고 아끼는 마음로 따뜻하게 다가가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