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전화

옛 동료로부터

by ctpaper

추석을 며칠 앞둔 어제 예전 동료로부터 카톡이 왔다.

나보다 열 살은 많고 큰 딸이 20대 중반인 그녀로부터 일 년 만에 고맙게도 연락이 왔다.


사실 퇴사 무렵 내 코가 석자라 이야기도 많이 나누지 못했다.

서로 직장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공감하며 식사도 같이하고

마음도 나누었는데, 퇴사 무렵엔 나의 마음 쓰임이 부족했던 탓에 차마 먼저 연락하지 못했다.

그저 새로운 일들로 바쁘고 소란스럽게 지낸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만족했다.


깊이를 알 수 없고, 넓이를 가늠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잘 모르는 사람과는 다른 느낌이라 마주하고 있으면 어떤 이야기를 어디까지 해야 할지 몰라

허공에 대고 허우적대듯 대화를 이어갔던 적이 있다.


그저 나의 표정 만으로 내가 버티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고 그 모습에 위로해 주고 응원해 주는 동료였다.

알아도 차마 아는 체 하지 않는 동료 보다 한 마디 말이라도 건네주는 동료가 나에겐 더 좋은 사람이다.


사실 난 섬세하지 못하지만 상대에겐 섬세함을 강요한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사회적 관심종자인 듯하다.


퇴근길 옛 동료의 연락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나도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누군가에게 소식을 전하고 싶은데 아직 용기가 나지 않는다.


명절이라는 좋은 핑계를 어떻게 활용할지 좀 더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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