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당신

포우터리 사피엔스 Poetry Sapiens <29>

by 서정



가을비 당신


새벽잠을 깨우던
문득 창문을 두드리는 가냘픔
그는 가을을 앞서온 빗줄기였오
사그락거림은 아마도 수줍음이었겠지요.

간밤의 가운데 쯤에서
도란도란 주고받던 옛이야기가
귓가에 머물던 것을
애써 나몰라라 돌아누었더니
그의 심산을 베껴온 솔바람이었던게로군요.

이같이
님이 오던 것은 예나 제나 다름없어서
그리움을 만지기도 전
옷섶 밑에 맴도는 허전함으로
진즉 마음부터 졸여야 했다오.

님의 향기 촉촉하게 묻어있는 줄 알았더면
좀더 일찍 창문을 열어두었으련만

행여 나 없는 새
빈 자리 만들어놓고


미처 삭이지 못한 정한을 씨뿌리려는가
조그맣게 조그맣게 빗줄기를 셈한다오.

서정



<芝仙>

참 아름다운 시입니다.

가을비로 찾아온 서정의 고왔던 정인....

얼마나 보고 싶고 그리웠을까?

그 마음 달래주고 싶지만~~

그냥 아무 말이 생각나지 않네요.


<西汀>

오늘도 안산 산책하셨나요? 날씨가 제법 선선해졌는데...


<芝仙>

네, 잘 갔다왔습니다.

길게 한바퀴 돌고, 가을 사진도 몇 장 찍고...


<西汀>

네, 작가 수준의 사진을 찍으셨군요.

시니어카페에 '어떤 인연'이라는 시 올렸더군요.

그렇게 좋은 시를 뒤늦게 발견하다니...

'백련산 숲길에 홀로 핀 진달래 봄이 왔다 알려주더니

어느새 빨갛게 물든 단풍이 또 홀로 가을을 맞네요'


<芝仙>

진달래는 홀로 착각 속에, 단풍은 홀로 외로움에~

그럴지라도 둘 다 초라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도히 아름답네요.


<西汀>

산수유처럼 도도하죠?


<芝仙>

우리도 그처럼 도도해요~!!


<西汀>

그러죠~ 우리 많이 도도해집시다.





keyword
이전 28화가을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