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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좋은 리더란

조직의 온도는 사소한 태도에서 시작된다

by 짱고아빠

사람을 일으키는 리더십


좋은 팀워크가 신뢰 위에서 자라난다면 그 신뢰를 지탱하는 건 결국 리더의 태도예요.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사람에게 자기 자리를 느끼게 해주는 사람. 그게 바로 리더라고요. 팀이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내는 사람들이 서로 연결된 관계의 집합이에요. 그 관계를 조율하고 연결하며 의미를 붙여주는 사람이 바로 리더입니다. 리더는 누군가가 잘하는 일을 인정해주고, 힘든 순간 곁을 지켜주고, 실수했을 때 두드려주고, 필요할 때 그 존재를 상기시켜주는 사람이어야 해요. 결국 좋은 리더란 말보다 사람을 먼저 보는 사람이에요.

“OO님은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사람이예요.” 이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는 경우를 저는 여러 번 봤어요. 자기 일에 대한 확신이 부족할 때,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 사람인지 의심이 들 때, 단 한 사람이 건넨 이 말이 어떤 이에게는 자존감이 되고 삶의 리듬을 회복하는 실마리가 되기도 해요. 조금 어렵지만 리더십은 자리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느끼게 해주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당신이 이 일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고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함께 되짚어주는 일. 그렇게 리더는 구성원들이 자기 가능성을 다시 발견할 수 있도록 거울이 되어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태도에서 시작되는 영향력

비영리조직일수록 이런 리더십이 더 절실해요. 우리의 일은 숫자로 평가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후원자 응대, 감정노동, 관계 조정, 현장 판단 등 말로 설명되기 어려운 수많은 감각의 일이 조직을 이루고 있죠. 그래서 비영리 조직의 리더는 ‘성과를 내는 사람’보다 ‘사람을 살피는 사람’이 먼저여야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이 지쳐 있을 때 “잘하고 있다고”라고 격려하고, 당장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을 때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충분히 가치있다”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요.


리더가 모든 것을 잘 할 수 없습니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좋은 리더가 되는 것도 아니구요. 좋은 리더는 무언가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에요. 권한을 위임하고, 피드백을 주고, 방향을 제시하고, 실수의 여지를 허용하고, 무엇보다 구성원이 자기 가능성을 믿을 수 있게 해주는 사람. 이런 리더십은 태도에서 나옵니다. 사람을 대하는 눈빛, 실수에 반응하는 방식, 성과를 나누는 말투, 그리고 조용히 먼저 움직이는 마음. 이런 태도가 팀원들에게 기억되고 영향력을 남겨요. 그리고 이런 좋은 리더의 언행이 모여 획산될 때 좋은 조직의 문화가 됩니다.



비공식 리더

그래서 저는 직급이 없더라도 긍정적인 에너지와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들이 진짜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회의에서 침묵하는 동료를 챙기고, 팀 안의 기류를 읽고, 조용히 커피와 응원을 놓아두는 사람. 그런 사람이 많은 조직은 특별한 위계없이도 자율적으로 움직여요. 조직개발 분야에서는 이런 리더를 ‘비공식 리더(Informal Leader)’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리더십을 지위가 아닌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사람과 일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요.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에드가 샤인 교수는 “진정한 조직 문화는 공식적인 리더가 아니라 일상의 작은 상호작용에서 만들어진다”고 말했어요. 이 작은 상호작용을 꾸준히 만들어가는 사람. 저는 조직의 온도를 결정하는 건 거창한 비전이 아니라 복도에서 나누는 인사 한마디, 회의실에서 조용한 동료의 말을 먼저 들어주는 그 한사람이라고 믿어요.


저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내 옆 사람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저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나는 여러분이 있어서 진짜 좋아요” 제가 종종 팀 단체 메신저 방에서 쏟아놓는 고백이예요. 누군가에게는 이 말이 오늘 하루를 견디게 해주는 에너지일지도 몰라요. 그리고 이런 에너지가 모여서 우리는 더 좋은 팀이 되어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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