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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Oct 02. 2015

제주 올레길 1코스, 알고 있는 것의 새로움

말미오름, 알오름, 성산일출봉, 광치기 해변을 잇는 제주의 재발견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시흥 초등학교'에서 내렸다.. 제주터미널에서 한 시간 걸려 기존에 알았던 제주의 유명한 북동부의 마을들을 지나고 지나 한적한 '시흥 초등학교'에 내려 올레길 1코스를 시작했다.

유명한 코스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그 사람들이 먼저 가길 기다렸다가 천천히 '말미오름'을 올랐다. 오름은 그다지 높지 않았으나 동네 마실 가기 좋은 높이의 편안한 언덕이었다. 그런데 이런 반전이... 그 오름을 돌아 올라서자마자 시원하게 부는 바람의 방향을 보니 '성산 일출봉'이 우뚝 솟아있고 그 방향 쪽으로 드넓게 펼쳐져 있는 검은색과 녹색의 바둑판같은 밭들, 그 풍광들 뒤로 투명해서 멀리서도 바닥이 보이는 듯한 푸른색 바닷물까지 그리고 조금 더 가니 시원하게 보이는 '우도'와 '지미오름'

정말 이런 풍경을 눈앞에서 보고 있자니 미친 사람처럼 히죽히죽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가슴을 펴고 소리도 지르고 싶고, 다양한 감정이 교차했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말미오름'과 '알오름'을 통해 대단한 영화를 한편 본듯한 뿌듯함을 가지고 내려와서

'종달리'로 가는 길로 나섰다.

종달리는 나름 유명해져서 인지 마을 사이사이에 알박기 하듯 '카페'와 '식당'과 '게스트하우스'가 있어서 아기자기한 그 모습들만 보고 와도 마치 과거 시대물 영화 세트를 돌아보고 오는 듯한 재미있고 따뜻한 감성을 느끼고 오게 된다. 그 종달리를 가로질러 염전을 통해 바닷가로 나와 해안 도로를 지나간다.


해안도로에는 모래와 제주 특유의 검은 바위들로 멋진 조형미를 이루고 있었고 그런 배경들 하나하나가 달라질  때마다 성산 일출봉과 우도는 다른 느낌처럼 다가왔다. 조금 가다 보니 해안도로가로 오징어를 말려 구워 파는 분도 계셨고, 작은 규모의 간이 횟집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을 그림 그리는데 너무 많이 지체했으므로 조금 서둘러 걸어 본다.  바닷가에는 해조류들이 자연스럽게 늘어져 있고, 해안가로는 줄지어 펜션과 게스트하우스가 나열해 있다. 생각보다 올레길에 대한 파워가 있어 보였다. 이 많은 사람들을 움직이고 정착하게 한 원동력이니..


성산항을 지나 갑문을 지나쳐 둘러보니 어느덧 '성산 일출봉' 앞에 내가 서 있다.

일출봉은 자주 올라갔으므로  아래에서 사진만 다시 찍어 본다. 올레길 표시를 찾다 보니 가보지 못한 일출봉의 반대편으로 간다. 아! 이쪽은 일출봉에서 계속 '저쪽 바다가 참 아름답다'라고 감탄했던 해변이 길게 늘어져 있는 곳. '광치기 해변'이 있는 곳이었다.

광야처럼 모래가 끝없이 늘어져 있어서 광치기 해변이라고 한다는데 이쪽 방면에서의 일출봉은 숨겨진 아름다운 아기 속살 같은 모습이었다. 거뭇한 모래를 밟고 걸으며, 일찍  어둑해지는 하늘과 함께 간신히 올레길 1코스 종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기존에 알고 있고, 방문도 했던 곳이 간간이 나오긴 했지만 길을 걸으며 다시 마주하는 새로움 들은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았다.  


201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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