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하기 싫은 일을 하는 사람들 중 아무나 붙잡고 '왜 그렇게 싫은데 계속하세요?'라고 물었을 때, '다 먹고살려고 하는 짓이죠.'라는 답변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입에 붙을 정도로 흔히 쓰는 말이다 보니 그 말에 대해 깊게 생각할 틈도 없이 공감을 하곤 한다.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면 먹고살려고 하는 짓이 한두 개는 아닐 텐데, 생각하는 것조차 힘이 들어 그냥 먹고살려고 하는 짓이라고 인지한다.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평생 모은 전재산으로 세계를 여행하는 여행 가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상업적인 예술이 아니라 자기 소신껏 예술을 하는 아티스트들에 대해 보통 사람들은 먹고살려고 그런 행동들을 하는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그럼 반대로 굶어 죽으려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먹고살려면 절대 그런 행동들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냉정하고 이성적인 철든 사람들 중 한 부류이다. '멋있다.', '나도 하고 싶지만 먹고살려면 못한다.'라고 할 순 있어도 실제로는 좋은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
책임질 가족이 있거나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먹고살려고 하는 짓을 한다면 그들을 비난할 이유는 나에게도 없다. 그게 아니라 단순히 용기가 없거나 다른 이유들로 그런 것이라면 현실보다 꿈을 선택한 이들에게 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비난할 권한은 없다. 그리고 그렇게 먹고살려는 짓을 해서 누군가에게 먹고 싶은 것을 사주고 웃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 예외를 제외하고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고민도 많을 것이고 수 차례 관둘지 말지 고민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고민만 밥 먹듯 하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곤 한다. 차라리 대놓고 굶어 죽으려고 자신의 행동을 한다고 해보자. 사람들이 말하는 굶어 죽으려고 하는 짓에서 행복감을 얻고 명예를 얻을 수도 있고, 먹고살려고 하는 짓을 하는 사람들보다 더 잘 먹고 잘 살 수도 있다. 물질적으로 부족해져서 진짜 굶는 순간이 올지라도 마음만은 배부르다는 말이 이럴 때 하는 말인 것 같다. 이렇게 말을 하면 생각이 짧아 보이고 사회 경험이 없어 보이기 마련일 것이다. 하지만 먹고살기 위해 하기 싫은 일들을 무기력하게 하면서 행복감을 풍족하게 느끼기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정말 잘 먹고 잘 살면 물질적으로 건 정신적으로 건 풍요롭겠지만 마지못해 먹고살려고 하는 짓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지 못할 것이다.
행복과 자아를 찾고 싶어 졌을 정도로 철을 내려놓았다면 굶어 죽으려고 하는 짓을 해보자. 굶어 죽을 정도의 벼랑 끝을 간 사람은 처음 보는 바다를 맞이하거나 아름다운 석양을 보며 인생의 앞과 뒤를 생각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배는 고팠을지라도 거기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아름답고 행복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