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던 시절에 주변 사람들의 말 좀 들으라고 백번 말해도 듣지 않았다. 비가 아무리 많이 내려도 축구를 하고 싶으면 했고, 머리를 기르고 싶으면 어떻게든 학생부 선생님들을 피해 다니며 길렀다. 이렇게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대학생 때는 자격증은 무조건 따야 한다고 해도 다 무시하고 그 시간에 친구와 쇼핑몰을 차려서 장사를 시작했던 것처럼 인생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시기에도 누가 뭐 라건 나의 길을 꿋꿋이 걸어갔다. 하지만 지금은 반대로 잘 살고 있다가도 주변의 조언이 들리면 계속해서 신경 쓰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민을 쌓아놓지 않고 털어놓는 것도 좋고, 주변 사람들이 조언을 하면 다양한 경험을 듣는다고 생각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당신을 어설프게 좋아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진지한 고민에 대해서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말들을 쏟아낸다. 그것도 엄청 생각하는 것처럼, 논리적인 것처럼 말해서 현혹되게 한다.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도 힘든 점이 있고, 무슨 일을 해도 슬럼프는 오기 마련이다. 행복한 연인 사이에도 아쉬운 점 한두 가지 정도는 있고, 잘 맞는 일을 찾아도 사람이나 사소한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도 연애와 잘 맞는 일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건 좋은 감정이 그렇지 않은 감정을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를 흔드는 사람들은 그 조금의 아쉬운 점과 문제들을 크게 부풀려버린다.
가끔 힘이 들 때는 술 한 잔, 수다 몇 시간으로 털어내면 다시 원래의 평온한 상태를 되찾을 수 있다. 어찌 됐건 문제가 생겨도 자신의 일이고 그걸 제일 잘 아는 사람도 자신이다. 그 문제가 반복되고 심해지면 알아서 본인 판단 하에 끝내거나 해결하거나 결론을 짓는다. 그런데 잘나신 주변 사람들은 '너 언제까지 그렇게 연애할래?', '내가 봤을 때 다른 일하는 게 나아.'라고 말해준다.
그 말들을 신경 쓰지 않을 주관을 가졌다면 괜찮지만 큰 한 방에 흔들릴 때도 있다. 어차피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고, 계속하던 일을 할 건데 괜히 찝찝한 구석이 생겨버린다.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의견과 있지도 않던 걱정거리를 만드는 참견은 다르다. 나와 조금 달라도 좋은 의견에는 내가 만들어 갈 수 있는 길이 보이고, 별로인 참견들의 끝에는 제대로 보이는 게 없다.
내 생각이 분명한데 상대방이 계속 있어 보이게 참견한다면 차라리 철없던 때 부모님, 선생님의 잔소리를 귀찮아했던 것처럼 행동하는 게 낫다. 분명 귀찮아질 문제들이 있을 걸 다 알면서도 내가 선택한 것은 고집스럽게 했다.
비 오는 날 감기 신경 안 쓰고 축구를 했던 덕에 지금은 주변 사람들과 축구를 즐길 정도는 됐고, 학생부에 걸릴 줄 알아도 멋있어 보여서 길렀던 머리 덕에 지금은 꾸미는 것에 스스럼이 없어졌고, 취업이 어려울 걸 알아도 자격증 대신 쇼핑몰을 창업해봤던 덕에 사업을 꿈꾸거나 주도적인 일들을 하는데 두려움이 사라졌다.
무엇을 하든 자신이 흥미가 느껴서 했던 일들은 조그마한 문제들이 있었을지라도 결국 자신에게 득이 되어 돌아온다. 그 좋은 것들을 남들의 영혼 없는 참견 때문에 잃어버리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