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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솔 Mar 20. 2024

부표浮漂

맨발로 숲길을 걸었다

한줄기 빛의 무게에도 향기로울 수 있는 

뒤를 돌아보지는 않았다 누군가 기다리는 것만 같아

     

넉넉한 햇살 아래

나무는 제 그림자를 보지 못한다

바람을 걷어버리며 오르는 산길에서 

황금빛 낙엽송을 보았다

어쩌면 우린 서로의 그림자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활기찬 아침을 맞는 너는 

잠자리에 들 내게 오늘도 힘차게! 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하루를 시작할 때에야 나는 

밥 잘 챙겨먹을 것! 답글을 건네고

파도 타기하듯 숲길을 거닐던 꿈에서 깬다   

  

언제부턴가 

떠나가고 있는 시간의 바다에서 표류되었다

밤 열시에

노을을 베고 누우면 들리는 보라색 웃음소리

내 마음은 보이지 않는 별에 기대어 

빛의 간극과 시간을 헤아렸다     


나에게서 멀어지기 위한 여행길인데

다시 돌아갈 적당한 거리로 

‘너’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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