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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혜솔 Apr 12. 2024

그때 거기

달밭이 그리워

오래전 산의 날개 안에서

마음 출렁이던 때 있었습니다

욕심 없이 살겠다는 자만 속에 

고립된 생활을 즐기던 그때

생각해 보니 

미안한 것 투성이었습니다

나를 품어준 숲 속에 

작은 나무 한 그루 심지 못하고 떠나온 것도

함께 살았던 고양이들 

하나둘 먼저 떠나보낸 것도

모두 아프고 미안합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하얗게 물안개 오르던 

개울물 소리가 들립니다

마음은 어느새 

헉, 헉

그 소리를 따라 달리고

가슴은 뻐근해져 

하늘을 움켜쥡니다

생각해 보니

나는 아직 그곳을 앓고 있는 것만 같아

두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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