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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혜솔 Apr 18. 2024

프롤로그-메라키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

메라키는 그리스어로 자신의 영혼, 마음, 창의성을 전적으로 쏟아 무언가에 열중하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단순히 일을 완료하는 것을 넘어, 열정과 사랑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며 헌신하는 과정을 강조한다.

메라키는 예술, 음악, 요리 등 창작 활동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상생활의 모든 면에 적용될 수 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진심을 담아 노력하는 태도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영혼을 담다", "열정을 쏟다", "헌신하다" 등의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감정 단어이다.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 마리야 이바시키나 글. 그림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


이 책은 2018년에 출판된 '마리야 이바시키나'라는 러시아 작가의 작품으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언어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를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세계 17개국의 71개의 감정을 다룬 언어들이 들어 있는데 그중에서 덴마크의 '휘게(hygge)'는 나도 알고 있는 단어였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감사하게 여기며,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발견하는 것을 의미하는, 덴마크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라고 알고 있다.

이 책에는 '일상에서 얻는 기쁨, 맛있는 아침 식사, 친구들과의 만남, 영화 관람처럼 단순한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능력 '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밖에도 독일의 '페른베(fernweh)'-아득히 먼 곳에 이끌리는 마음,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곳에 대한 동경.

인도의 '바라하'-사랑, 헤어지고 나서야 이해되는 것.

스페인의 '바실란도(vacilando)'-목적지에 다다르는 것보다 목적지로 가는 과정이 더 중요한 여정.

이탈리아의 '콤무오베레(commuovere)'-누군가의 이야기가 내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것.

네덜란드의 '휘넌(gunnen)'-누군가 마땅히 받아야 할 축복을 받는 것을 보며 느끼는 기쁨.

스웨덴의 '라곰(lagom)'-많지도 적지도 않은 딱 필요한 만큼. 등 감정을 나타내는 따뜻한 단어들이 나라별로 많이 들어 있다.


나는 이 책을 보다가 그리스어 '메라키'를 발견했다.

'어떤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 깊이 녹아들어 가 진심과 영혼을 쏟아붓는 상태'
무슨 일이든 메라키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작은 일상에도 정성을 다한다는 뜻으로 소개되어 있다.

읽는 순간 마음에 확, 불이 붙는 느낌이 들었다.

이 한 단어 속에 나를 넣고 싶어졌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에 온 정성을 다한다는 뜻이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너무 대충 살고 있다는 생각에 나 자신이 무기력해지는 느낌이 들곤 했다.

한때는 나도 어떤 면에서 열정이 있었고 노력도 하며 살던 때가 있지 않았을까.

그때가 살맛 나던 때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보면 지금은 너무 시들 시들한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내 마음에 '메라키'를 심기로 했다.  남은 내 삶에 온 정성을 다하기로 했다.


오늘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한 편의 글 속에 나의 영혼을 담아야겠다.

열정을 쏟아야겠다.

그런 마음으로 단어를 빌려왔다.

지금 내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

  메라키!

 

이 책을 다음과 같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복잡한 감정에 대한 어떤 상황을 하나의 단어로 콕 집어 새로운 관점을 얻고 싶은 사람들

다양한 언어와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

아름다운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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