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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솔 Nov 13. 2024

덜어내기

불면의 밤

한밤의 뒤척임으로 서랍 속 세월을 끄집어낸다

어제의 보물이 오늘의 쓰레기로 변신한다

시간이 부리는 마법을 여미고 또 여미어

투명한 봉투에 담아 문 밖으로 내보낸다


수년간의 무게들

몇 밤을 더 내보내야 가벼워질까

비운만큼 채우고픈 갈증은 사라지는 걸까

나는 무엇을 덜어내려 하는지

삶의 무게가 버거워 잠 못 드는 밤이면

버려야 할 것들을 찾아 뒤척인다


잠이 오지 않는 밤

서랍 속 먼지처럼 쌓여가는 생각들

비우고 싶은 보물이 될

부질없는 것들을 끄적이는 밤


너무 가볍지 않을 만큼만

덜어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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