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보금자리
키 큰 소나무가 창을 가린 거실에서
밖을 내다본 어느 봄날
소나무 가지 위에 까치가 집을 짓고 있다
한 조각 한 조각 물어 나르는 작은 가지들
위아래로 재고 또 재며 며칠째 소란하다
얼기설기 엮어가며 둥지를 틀었다가
고치기를 수십 번
주먹만 하던 둥지가 나날이 커진다
놀이터가 내려다보이는
층간 소음 없는 5층 나뭇가지 위에
커다란 집 한 채를 지어놓고
분주히 드나들던 까치 부부의
부산함이 잦아든다
어느 아침
둥지 속으로 스며드는 햇살에
아지랑이 피어
호기심에 당겨본 줌렌즈
거뭇거뭇 흔들리던 그것은
아하!
그 안엔 새 생명의 떨림이 파르르
수런대던 기다림은 봄을 안고
날렵한 둥지 새들 날갯짓에 실려 온다
완성된 사랑의 보금자리
새 가족의 이야기가 활짝 피어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