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지도
‘가을의 늦은 오후에는 산에 곰이 나타난단다.’
어릴 때 엄마가 한 말이다. 곰이 나올 리 없는 걸 알지만, 걸음을 재촉한다,
어릴 때 들은 말은 힘이 세다.
영화<리틀포레스트>중.
어릴 때 들은 말들이 문득문득 떠올라 생각과 행동을 이끌 때가 많다.
순수하고 맑은 그때 마음에 심어 놓은 말들은 이제 자라서 거목이 된 것이다.
어릴 때 나에게도 심겨둔 말들이 많다.
"아이고~이뻐라,~"
"우리 영아는 참 착해~"
"우리 영아는 부모님 말씀을 참 잘 들어"
그리고,,,
"귀영이 처럼 예뻐야 미스코리아가 될 수 있어!"
초등학교 1학년 때 오미강 담임선생님의 말은 나의 꿈을 미스코리아가 되게 했다.
나는 당연히 미스코리아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일 저녁 엄마의 긴 치마를 입고 엄마의 목걸이를 왕관으로 삼아 먼지 털이를 봉으로 들고 워킹 연습을 했다. 미스코리아 TV 프로도 매 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보았다. 소감으로 무엇을 말할지 늘 고민하며 연습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미스코리아가 되지 못함을 알았다. 무엇보다 키가 자라주지 못했고, 나 혼자의 노력으로만 완성되는 단순한 과정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꿈꾼다. 내가 키만 자랐다면 어쩜 정말 미스코리아가 되었을 줄 모른다고 말이다. 이루지 못한 꿈이지만 항상 미소가 지어지는 행복한 나의 꿈이다.
어릴 때 듣는 말들은 나를 엄청 가능성 있는 존재로 보게 한다.
무수한 현상들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게도 한다. 일찌감치 나를 포기하게도 한다.
나보다 큰 어른들의 권위와 사랑과 힘이 담긴 말들은 작고 여린 마음에 엄청난 큰 힘을 발휘한다. 아직도 미스코리아 꿈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누는 것을 보면 말이다. 아마 손주들에게도 말할 것 같다. 할머니의 꿈은 미스코리아였다고......
나의 어여쁨을 기억하고 볼 수 있도록 인도해 주는 이 ‘지도’는 평생 간직하는 보물 지도다.
여러분도 지금 생각하면 미소 지어지고 뿌듯한 감정이나 행복한 감정으로 인도해 주는 보물 지도가 있으시죠? 찾으셨나요?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지도
초등학교 6학년 운동회 하던 날 이었다. 반별 100m 달리기가 끝난 우리는 전체 율동을 위해 의상을 갈아입어야 했다. 교실로 올라갔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 6학년 전체 율동 준비하라는 방송을 듣고 우리는 더욱 초조해졌다. 담임 선생님도 찾을 수 없고 열쇠가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복도 쪽에 있는 창문 고리 쪽을 툭 쳐 보았다. 다행히 잠근 고리가 빠져서 창문을 열 수 있었다. 창문을 여는 순간 아이들의 환호성으로 인해 영웅이 된 기분이 들었다. 의상을 갈아입고 운동장 집합 장소에 갔을 때 담임선생님이 굳은 표정으로 다가오셨다.
“너희들 말도 없이 어디 갔다 온 거야?”
“교실에서 의상 입고 왔습니다.”
반장이 당당하게 말했다.
“선생님 허락도 없이 어디를 갔다 와. 교실이 열려 있었어? 주번이 누구야?”
“선생님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교실 문이 잠겨 있어서 귀영이가 창문을 열어주어 그곳으로 들어가서 갈아입었습니다.”
“정귀영, 너 나와! 어디 선생님 허락도 없이 잠긴 창문을 열어! 네가 도둑이야?”
호명에 앞으로 나간 나는 선생님의 큰 손으로 양 뺨을 맞았다.
운동장의 아이들 환호성 소리와 신나는 음악 소리가 분명히 들리는 데 만화 영화 ‘이상한 나라의 폴’의 한 장면처럼 우리 반 모두가 순간 멈추어진 느낌 이였다. 아이들은 나에게 미안해했고 나는 그런 아이들 앞에서 너무 창피하고 수치스러웠다.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담하게 행동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차라리 울어버릴걸 그랬다. 올라오는 울음을 참는 힘겨운 마음이 아직도 느껴진다.
그런 경험을 한 후 누군가를 위한 일에 주저하며 여러 번 생각하게 되었다.
습관처럼 “~해도 될까요?”를 묻는다. 이 물음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묻지 않아도 될 상황에도 묻고 확인하는 나를 확인하고 의아해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 일에서 기인했나 싶어 짠하기도 했다.
독일 출생의 미국 정신분석학자인 에릭 에디슨(Erik Erikson 1902~1994)은 인간 형성을 문화, 사회와 관련지어 설명했다. 그리하여 심리사회 발달 이론 8단계를 통해 발달과업의 특징과 위기 그리고 중요한 사회적 대상과 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에릭슨의 심리사회 발달 이론 단계 기준에서 나의 초등학교 6학년 시기는 7세~12세의 4단계인 근면성 vs 열등감(유능성)의 발달과업과 위기를 획득하게 된다.
자아 성장의 결정적 시기라고도 하는 이 시기는 자기 자신, 자기 존재에 대해서 성장시키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는 시기이다. 자기 성장 기준을 정하여 ‘이 정도는 할 수 있어.’라는 평가를 스스로 가진다.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고 재미있지 않은 상황이라도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해야 한다는 동기가 생겨서 행동하는 시기다. 그리하여 자신의 노력이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이쁨과 배움 받기에 어려움이 없으면 근면성의 발달과업을 통해 유능성의 획득하게 된다. 그래서 이 시기의 선생님과 또래와의 관계와 환경이 중요하다.
이러한 시기에 또래 앞에서 선생님에게 질타를 들은 나는 자기 불신과 낮아진 자신감으로 유능성 개발과 발달이 미약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음의 지도는 내 생각과 의견보다 상대방의 확인과 허락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며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낮았다.
그러나 우울과 수치스러움을 기억하게 하는 이 지도는 이제 피식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되었다.
창피함과 수치스러운 느낌으로 가득 찬 이 기억을 ‘대범한 용기를 가진 나’를 볼 수 있는 지도로 업그레이드했기 때문이다. 이는 친구들과 선생님의 ‘초점’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대범하게 주도한 ‘용기 있는 나’로 초점을 바꾸어 상황을 재해석하여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어떤 경험을 하느냐를 만들어 낸다.
지도를 새롭게 하는 전제
NLP의 전제 중 ‘경험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를 통해 ‘지도는 영토가 아니다’의 전제를 증명한다.
경험에 의해 가진 부정적인 구조를 긍정적인 구조로 변경하여 내 안에 마음의 지도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안드레아스와 찰스 폴크너의<NLP 무한성취의 법칙>에서는 NLP가 제시하는 전제는 꼭 그것이 옳다고 증명되어서가 아니라 이 전제를 믿을 때 더 많은 선택과 기회를 가질 수 있기에 옳다고 가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창피함과 수치스러움의 부정 감정의 지도에 묻혀있던 ‘용기와 ’도전‘’라는 자원을 나 자신을 뿌듯하게 여기는 긍정 감정의 지도로 업그레이드하여 탁월함을 발현하기 위한 자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 오늘 나는 나의 아들들에게, 또 만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언어를 심어 주고 있을까?
우리는 언어를 통하여 대화한다. 언어는 말로 표현하는 것뿐 아니라 태도와 표정 행동 등의 비언어를 포함한다. 이러한 언어를 통해 상호작용하며 생각하고 감정을 만든다.
긍정적인 언어는 긍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만들고 부정적인 언어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만든다.
그 생각과 감정은 마음에 그려져 아이들이 세상으로 나아가는 지도가 된다.
나의 언어를 통해 아이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그리고 있을까?
아이 입장이 되어서 말하는 나를 바라보며 질문한다.
“너는 이 아이에게 무엇이 되고 싶은 거니?”
우리의 언어가 아이들의 마음에 어떤 지도를 만들고 있는지 볼 수 있는 마음의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은 나 자신의 마음 상태 관리가 되어야 가능하다. 이러한 마음은 아이의 부정적인 지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마음에 그려진 부정적인 지도를 업그레이드하는 NLP 기법을 소개한다.
나에게 혹은 아이에게 적용하여 경험의 구조를 변경하여 긍정적인 지도를 만들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영화 음악 기법.
일상에서 못마땅하여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의 언짠은 기분을 변화하는 간단한 기술이다.
눈을 감고 시작해 보자.
1.문제 상황을 동영상처럼 떠 올려보자.
일상에서 기분이 좋지 않았던 상황을 떠 올려보자. 어떤 장면과 소리가 들리는지 집중하여 보자.
그리고 그 장면들을 영화처럼 상영되는 것을 보며 느껴지는 감정을 느껴보자.
2.주제음악을 선택하자.
이제는 상영되는 영화를 보며 느껴지는 느낌과 전혀 반대되는 음악을 선정해 보자.
일상의 좋지 않은 기억으로 상영되는 영화는 기분이 좋지 않고 어쩌면 심각하고 무거울 수 있다. 그에 비해 선택한 음악은 유쾌하고,흥겹고 가벼운 음악이어야 한다. 들으면 저절로 미소 지어지고 어쩜 몸도 흔들흔들 춤도 출 것 같이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이다. 이 음악을 충분히 느껴보자.
3.영화에 선택한 음악을 재생하여 보자.
이제 처음 선택한 영화에 음악을 재생하여 다시 보자. 음악 소리를 크게 하여 끝까지 들어보자.
4.변화를 확인하자.
이제 영화를 음악 없이 다시 재생 해 보자. 그리고 자신의 반응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확인해 보자. 느낌의 변화가 있는가? 영화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 음악으로 인해 영상을 보는 순간 어이없거나 우스꽝스럽고 장난 같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처음의 부정 감정이 사라지거나 약소 된 것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