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의미 구분하여 의미 재구성

사실 중심의 관찰과 질문

by 꿈을 지키는 등대

앞 장에서 소개한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에서 새끼 갈매기가 자신이 갈매기라는 사실을 알고 받아들이는 과정의 이야기를 통해 사실과 의미를 어떻게 구분하고 해석하냐에 따라 생각과 감정이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착각하지 마세요. 저는 새가 아니고 고양이라서 항상 깨끗해요.”

“너는 다리가 두 개고, 고양이들은 다리가 네 개지. 너는 깃털이 있지만 고양이들은 털이 없지. 그리고 꼬리는 어떠니? 응, 한번 볼래? 너, 꼬리가 있니, 없니? 네가 그런 고양이들과 같이 책을 읽으며 얘기하고 지내다니, 너도 미친 게 틀림없어. 세상에, 이럴 수가! 어쩜 이런 일이! 정신 나간 새로군! 고양이들이 왜 너를 그렇게 귀여워하고 응석을 받아주는지 알고 싶지 않니? ...네가 토실토실하게 살이 찌면 잡아먹으려고 기다리는 거야. 네 몸통은 물론 깃털까지도 남기지 않고 단숨에 먹어 치울걸!”

침팬지의 말에 새끼 갈매기는 겁에 질린 채 숨어 버린다.

지금까지 당당했던 새끼 갈매기는 어떻게 하여 한순간에 겁을 먹고 고양이들을 피하는 것일까? 침팬지의 말 중 어떤 부분이 아기 갈매기의 생각과 감정을 변화시킨 것일까?

새끼 갈매기는 침팬지의 말을 듣기 전 이미 자신이 고양이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리와 깃털과 꼬리의 차이점은 사실이다. 이 사실은 아기 갈매기의 생각과 마음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하지만 침팬지가 언어로 표현한 사실에 대한 의미(해석)와 감정은 아기 갈매기의 생각과 감정에 영향을 끼쳤다.

“고양이들이 왜 너를 그렇게 귀여워하고 응석을 받아주는지 알고 싶지?”

이 부분부터 새끼 갈매기는 침팬지가 가진 부정적인 의미와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받는다. 그로 인해 고양이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으로 숨어 버린다. 하지만 엄마 고양이의 말에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온다.

“넌 갈매기란다. 그건 침팬지의 말이 옳아. 그러나 아포르뚜나다, 우리 고양이들은 모두 너를 사랑한단다. 너는 아주 이쁜 갈매기지. 그래서 우리는 너를 더욱 사랑한단다.

그러나 너는 우리와는 달라. 하지만 네가 우리와 다르다는 사실이 우리를 기쁘게도 하지. 우리는 불행하게도 네 엄마를 도와줄 수가 없었어. 그렇지만 너는 도와줄 수 있단다.”

이렇게 이어지는 고양이의 긍정적인 의미는 새끼 갈매기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용기를 가지게 한다. 긍정적인 의미를 담는 감정과 생각은 긍정적인 마음을 이루고 부정적인 의미를 담는 생각과 감정은 부정적인 마음을 이룬다. 엄마 고양이는 새끼 갈매기를 보살피는 사실과 그 의미에 대한 해석을 긍정적이고 힘을 주는 표현의 언어로 전달함으로 인해 새끼 갈매기의 감정과 생각이 변화할 수 있었다.

마음속에 있는 생각과 감정은 언어를 통해 전달되는 의미(해석)에 의해 움직인다. 여기서 언어는 비언어(표정,행동)까지 포함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어떤 의미(해석)와 감정 그리고 욕구와 생각이 전달될까?

아이가 숨고 싶게 하는 의미의 표현이 전달되고 있을까?

숨어 있는 아이가 용기 내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의미의 표현이 전달되고 있을까?


이 자리가 어디로 가기 위한 과정인지 볼 수 있어야 가기 위한 실천 동기가 발현하여 행동할 수 있다. 결과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먼저 그것을 일으키는 생각과 감정을 변화시켜야 한다. 그 생각과 감정의 변화는 언어를 통해 가능하다.

고양이들이 새끼 갈매기를 돌보는 이유가 통통하게 만들어 잡아먹기 위해서라는 침팬지의 해석은 새끼 갈매기를 얼음(ice)으로 만들었다.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모조리 얼어붙게 만들어 더 나아가지 못하게 했다. 온통 자신을 힘들게 하고 고통을 주는 생각들로 가득하게 된다. 결국 ‘나는 왜 태어났나.’ ‘엄마는 왜 나를 낳았나’로 귀결하여 어떤 의미도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엄마 고양이의 새로운 관점의 해석으로 자신이 갈매기로 살아야 하는 이유를 깨닫고 날 수 있는 용기를 낸다.


1장에서 소개한 아이들 상당수가 매일 부정적인 말을 듣는다.

“또 게임 하니?”

“너 그래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네 인생, 네가 알아서 해라, 모르겠다.”

“너 하는 거 봐라. 좋은 소리 듣게 생겼니?”

“내가 너 때문에 너무 힘들다, 힘들어.”

이러한 부정 감정의 언어들을 듣는다. 이러한 말에 아이들은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나는 부모님을 힘들게 하는 아이구나.’ ‘부모님도 나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아.’ 등의 부정적 생각과 감정으로 불안과 두려움의 톱니바퀴를 돌린다.

아이들에게 부정 감정의 언어로 말하는 것을 잠시 멈추고, 사실에 대해 우리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여 말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성적이 떨어졌는데 게임 때문인 것 같아요.

이와 같은 맥락에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게임을 삭제하고 게임 못하게 해야 합니다.”

“스마트 폰 데이터 사용을 제한하세요.”

“목표와 계획을 세워서 실천할 수 있도록 계속 지도 하세요.”


이러한 방법은 게임으로 인해 성적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전제로 내린 결론이다.

게임으로 인해 성적이 떨어진 것이 사실일까요?

여기서 사실과 의미를 구분하면 ‘성적이 떨어졌다.’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게임 때문인 것 같아요.’ 는 엄마의 주관적 의미이다.

사실과 의미를 하나의 것으로 받아들여 ‘게임 하면 성적이 떨어진다.’ 라는 맥락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게 사실이 아닌 것에서 해답을 찾으면 또다시 오류에 빠진다.

사실과 의미를 구분하면 ‘사실’에만 집중할 수 있다. ‘성적이 떨어졌다’라는 사실, 즉 표층 메세지 뒤에 있는 심층 메세지에 관심을 가진다.

성적이 떨어진 이유와 상황은 무엇일까?

친구 관계의 문제가 있는지, 학습의 어려움이 있는지 정말 스마트 폰 자체의 원인이 있는지 등 현재 어떠한 상황으로부터 회피하기 위해 스마트 폰을 잡고 있는지의 심층 메세지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아이가 어떤 문제로 인해 성적이 떨어진 것일까?’라는 의미를 재 부여하여 접근할 수 있다.

아이의 행동 그 사실에만 집중하여 관찰하여 보면 새로운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밤새 게임을 하는 것 보니 게임 중독인 것 같아요.” 라고 하기 전 “이 아이는 무엇으로 인해 그렇게 게임을 많이 하는 걸까?”로 사실 중심으로 관찰하며 질문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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