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상태 관리는 나의 결정이 한다.
대학교 시절 엄마가 운영하시는 유치원에서 아르바이트했다. 하루는 차량 운행이 되지 않아 걸어서 아이를 데려다주었다. 아이를 데려다주고 혼자 골목길을 걸어 나오는데 어느 집 2층 계단에 파트라슈와 같이 덩치가 큰 개가 나를 보고 있었다.
그 날따라 골목에 아무도 없었다. 순간 '으르렁'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할 때, 어머! 웬일인가! 그 큰 개가 펄쩍 뛰어 내려와 마구 짖으며 나를 향해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 무서운 공포에 '사람 살려요!'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있는 힘껏 달렸는데 그 개도 있는 힘껏 달렸다.
달리다 어느 집 대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 얼른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 큰 개는 대문 앞에서 계속 '으르렁' 대며 짖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그 개의 주인이 왔다.
개줄이 풀린 줄 몰랐다며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고 돌아갔다. 그 개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후 다리가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한참을 앉아 있다 겨우 일어나 집으로 갔다. 그 뒤 그 골목은 두 번 다시 지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개가 무서워 피해 다녔다. 개의 크기는 상관없다. 개를 보는 순간 진땀이 나고 몸이 굳는 느낌이다.
그러다 20대 후반 시츄 강아지 선물을 받았다. 극구 사양 했지만 소용없었다. 손바닥만 한 강아지는 나를 졸졸 따라다녔다. 처음으로 나의 발을 핥았을 땐 집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조심스러운 시간을 보내며 강아지를 만지고 먹이를 주는 과정에서 강아지에 대한 공포는 사라졌다.
시츄 강아지와의 새로운 경험이 개에 대한 공포심에서 자유롭게 해 주었다.
사람마다 '개'라는 단어를 접하면 떠 오르는 장면과 감정이 다르다. 나는 '개'라는 단어만 떠 올리면 그 골목에서 도망가는 나를 쫓아오는 큰 개가 자동으로 떠 오른다. 그 경험으로 인해 '큰 개는 두렵고 무서운 존재'로 인식되어 그때의 공포심과 두려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시츄 강아지를 통해 작은 개에 대한 경계심은 사라졌다.
우리의 뇌는 경험을 통해 비슷한 상황에 대한 반응을 결정하기 위한 내부 시스템을 구조화 한다.
인지치료의 엘리스와 벡은 이러한 뇌의 경험에 대한 구조화 과정을 ‘자동적 사고’라고 했다. 상황에 대한 기억을 대뇌피질에 저장하고 일반화, 왜곡, 생략의 작용을 통해 의미를 부여한 감정을 편도체에 저장하는 구조화 과정을 통해 자동적 사고를 만든다. 이런 구조화로 인해 예전에 경험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나 단어만 들어도 편도체의 감정이 다시 반응하여 예전과 비슷한 반응으로 대응하게 된다.
이 자동적 사고는 모든 상황에서 우리의 생각, 행동, 감정을 지휘한다.
그 힘은 주로 핵심 믿음(스키마)에 의해 움직이며 우리의 삶에서 부딪히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 인지를 조절한다.
안타까운 것은 사람들 대부분이 의식적으로 이 시스템을 설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부모, 친구, 선생님, 이제는 스마트 폰과 같은 미디어 문화에 의해 구조화된다. 즉, 자동적 사고(구조화된 뇌 시스템)는 나와 세상과 미래를 인지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핵심 믿음(스키마)에 의한 해설의 결과이다. 이 스키마는 핵심 정서적 욕구와 생애 초기 경험과 정서적 기질에 의해 형성된다.
여기에서 욕구는 needs로 ‘필요’를 뜻한다. 이 욕구는 안정감, 안전감, 돌봄, 수용의 느낌을 주 양육자와의 관계와 환경을 통해 채워지는 것이다.
안정감은 변화무상하지 않고 예측가능한 것에서 느껴지는 것이다. 돌봄과 수용은 무조건적 사랑에서 채워진다.
그러나 인간은 무조건적 사랑이 힘들다.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건적인 사랑이 익숙한 우리는 자녀를 대할 때 또한 조건적인 사랑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가 조건 사랑을 인지하게 되면 조건적인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그리하여 그 조건에 합당하지 않는 자신에게 좌절하고 실망하며 자신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힘을 다해 무조건적 사랑으로 아이들을 품어야 한다.
다만 이 세상을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무엇이 옳고 그른 것 인지 가르쳐 주고 실패와 좌절에서는 배움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도록 수정하는 힘은 가르치고 도와야 한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자신의 욕구와 그에 따른 바람을 알아차리며 도와주는 '내 편'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아이’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우리도 생각과 감정을 가진 사람인지라 100% 아이의 마음과 생각과 감정을 단번에 알아차리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질문이라는 소중한 도구가 있다.
"우리 아들 무슨 이유로 이렇게 오랫동안 게임하는지 말해줄 수 있어? "
"스마트 폰을 하면 어떤 점이 좋아?"
"어떤 상황일 때 스마트 폰을 보게 되는 거야?“
궁금하고 알고 싶은 부본을 질문으로 대화하면 듣는 아이도 그 질문에 따라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바람을 찾게 되어 마음을 보게 된다.
게임 후 바로 질문하면 자신을 탓하거나 잔소리하는 것으로 착각하여 대화에 진전이 없을 수 있으니 시간 차를 두고 질문으로 대화한다. 가능하다면 산책하며, 차분한 분위기의 카페나 집에서의 티 타임도 좋다.
"되는 게 없잖아요! 나는 해도 안 되는데 어떡하라고요!“
”나 자신이 답답해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게임 밖에 잘하는 것이 없는데 어떡해요!“
이러한 부정적 감정과 생각의 반응을 보이면 A-FROG 질문으로 부정적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벡과 에머리 (Beck & Emery, 1985)는 개인이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있는가의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사고의 준거인 인지 타당성 평가 5단계를 제시했다.
A : Alive 나의 생각은 나를 생기있게 하는가?
F : Feel 나는 이러한 생각의 결과로 기분이 더 나아졌는가?
R : Reality 나의 생각은 현실적인가?
O : Others 나의 생각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도움이 되는가?
G : Goals 나의 생각은 나의 목표를 성취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이와 같은 5단계의 질문을 통해 지금의 감정과 생각에 의한 나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나를 생기있게 하고 긍정적 감정과 현실적인 생각으로 다른 이와의 관계에 도움이 되는 상태로 변화할 수 있다.
“정말 게임 외엔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니?”
“네가 해서 되는 것이 정말 하나도 없니?”
“지난 한 주 네가 시도해서 이룬 것은 무엇이지?”
“지난주 영어 단어 시험 한 번에 통과했잖니? 그것도 네가 이룬 성과야.”
이러한 자신의 긍정적 경험을 부정적 경험으로 전환하거나 격하하지 않도록 긍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질문을 한다.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는 질문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상항은 바꿀 수 없지만 그 상황에 부여하는 의미와 해석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의미와 해석을 새롭게 할 수 있도록 질문을 통해 도울 수 있다. 질문을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감정의 방향을 정하다. 이렇게 생각과 감정은 ‘나’ 스스로 선택하여 변화할 수 있기에 나의 상태는 내가 결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