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날 우리는 연을 날리고 있던 게지
타래를 팽글팽글 돌리며 훠어이 날아갔다, 기다랗게 공중에 뉘이며 너와 나의 거릴 재고 있던 게지
나는 너를 끊고 달아나고 싶었던 게지
너는 나를 매어 두고 싶었던 게지
네가 파르르 떨면은 그래서 나는 안절부절을 못했었나보다 내가 실겅실겅 웃으면은 그래서 너는 속이 새카맣게 얽혔었나보다
나는 너랑 도망을 치자고 했던 건데 너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지 네가 놓으면은 나는 두둥실 사라져 버리는데 너는 나를 두고 뛰지를 않았지 나는 너를 두고 슬프질 않았지
그래서 우린 헤어졌나 보다 그래서 캐캐묵던 실놀이가 끝이 났나 보다
그래도 가끔은 톡톡 건드리던 네 손이 생각난다 내 그림자를 툭 잡아끌던 네 손길이 생각난다 그러게 내가 같이 도망치자고 말하지 않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