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가 설계를 배우면?
디자이너가 설계를 배우면 뭐가 달라지나요?’
가끔 듣는 질문이다.
나는 3초 만에 대답할 수 있다.
“생각이 바뀌어요.
디자인이 ‘보여주는 것’에서,
‘작동하게 하는 것’이 되거든요.”
설계를 배운 이유는 하나였다.
다시는 내 디자인이, 남의 기준으로 왜곡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나는 설계라는 바닥을 한 번 굴러봤다.
그 바닥은 퍽퍽했고, 공차보다 좁은 마음,
나사보다 꽉 막힌 대화가 문제였다.
도면은 오갔지만 대화는 없었고,
책임은 분산됐지만,
정작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이건 누가 이렇게 했어?”라는 말은 들었지만
“왜 이렇게 됐을까?”라는 질문은 들을 수 없던 곳.
그 속에서 나는 오히려
‘디자인의 본질‘을 다시 깨달았다.
기능을 설계하고, 제품을 조립하면서
디자인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지금,
나는 다시 디자인으로 돌아간다.
짐을 정리하던 마지막 날,
막내였던 여직원이 조심스레 다가와
작은 종이봉투를 내밀었다.
안에는 마우스하나,
그리고 손바닥만 한 노트 한 권이 들어 있었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진짜 많이 배웠어요.”
나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지만,
그 마음이 오래도록 남았다.
그 조그마한 선물 하나에,
함께했던 시간과 고마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으니까.
혼자여서 떠났지만,
혼자였던 건 아니었구나 싶었다.
나를 기억한 영업이사가 있었고,
나를 필요로 했고,
결국 나를 데려가기로 했다.
그곳은 코스피 상장사 ITECH.
한때 업계 1위, 지금은 저가 경쟁 속에서 흔들리는 회사.
그런데 왜 나를 불렀을까?
디자인, 설계, 기획 —
그 모든 게 한 사람 안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단순한 디자이너가 아니다.
기획을 읽고, 구조를 설계하며, 제안을 이끌어내는 사람.
그리고 이번엔,
마케팅과 영업까지 배우려 한다.
왜냐고?
모든 걸 내 브랜드로 바꾸기 위해서.
‘오쌤’이라는 이름에,
가치와 영향력을 입히기 위해서.
이직의 마지막 관문은 아직 남았다.
영업이사는 늘 그래왔듯
나를 한 번 더 테스트할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이젠 어떤 시험도 두렵지 않다.
“기대하지 마. 하지만 버텨도 괜찮아.
너의 색은 잊지 마.”
조직은 당신의 신념을
반기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신념을 지키며 버틴 사람은,
어떤 곳에서도 자기 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오쌤처럼.
인생 씁쓸 단짠 실화 감성 에세이
“당신의 자리는, 안녕하십니까?”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처음엔 소소하게 시작한 이야기였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고
구독해 주신 덕분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되지만,
여정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인생 씁쓸 단짠 감성 이야기
시즌 2를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다음 이야기에서도
오쌤과 함께
공감하고 웃어주실 거죠?
곧, 다시 만나요.
아참 그리고 덤으로,
시즌 1에서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들도
“그냥 지나칠 FUN 한 이야기” 메거진에서
유쾌하게 풀어갈 예정입니다.
– 오쌤 드림
※ 이 글은 일기를 바탕으로, 제가 겪은 실제 경험과 기억을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등장인물의 이름은 모두 가명이며, 묘사된 상황에는 개인적인 시선과 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또 다른 이야기일 수 있음을 이해하며, 이 글이 상처가 아닌, 공감으로 닿기를 바랍니다.